국내 배달 플랫폼 2위 '요기요'가 새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지난달 17일로 예정됐던 본입찰 일정을 두 번이나 연기해 전날(30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신세계그룹 SSG닷컴은 요기요 예비입찰에 참여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지만 본입찰에 최종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SSG닷컴은 전날 "유통과 배달 플랫폼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면밀히 검토했으나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이미 이베이코리아를 3조4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매각가 1조~2조 원으로 예상되는 요기요 인수까지 추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새로운 인수 후보로 이야기되던 롯데도 발을 뺐다. 앞서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실패 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시너지와 가치평가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M&A는 적극 참여하겠다"고 의지를 표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롯데가 요기요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으나, 회사 측이 "요기요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김이 빠져버린 분위기다.
이제 업계 시선은 사모펀드(PEF)에 쏠린다.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생각하는 요기요의 적정 가격과 DH 측이 기대하는 가격 사이에는 다소 괴리가 있다. 사려는 자들은 5000억~1조 원 사이가, 팔려는 자는 1조 원 이상이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DH가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요기요 매각을 명령했다. 1위인 배민과 2위인 요기요가 합쳐질 경우 독과점의 폐해가 우려되는 반면 후발주자의 경쟁력은 미미하다며 '조건부 승인'을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음식 배달 시장이 어느 때보다 활황을 맞은 데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단건배달'로 점유율을 늘리면서 시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위에서는 배달의민족이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아래에서는 쿠팡이츠가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상황. 이런 가운데 요기요는 매각을 앞두고 이렇다 할 혁신이나 마케팅을 시도하기에도 부담인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기요가 시장에 매력적으로 보여 높은 금액으로 인수되면 그 이득은 결국 앞으로 가장 큰 경쟁사가 될 배달의민족 운영사 DH가 보게 되는 셈"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요기요는 현재 타 앱들이 집중하는 단건배달이나 배달료 인하,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적극 구상하기에도 애매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정한 매각 시한은 오는 8월 3일. 한 달여 남은 기간 동안 인수 후보자들은 가격을 낮추고자 시간을 끌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요기요는 결국 언제, 누구의 품에 안기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