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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고사 위기 말산업 생존보다 '케케묵은 명분' 고집하는 농식품부

전국 900여 말생산농가 절반 폐업에 농식품부 방문 '온라인마권 허용' 등 대책마련 호소
경마 중단에 급여 삭감, 실직 직면 마필관리사들도 농식품부 앞 생계마련 촉구 시위 나서
농식품부 "국민 공감대 우선" 되풀이...경정·경륜 온라인발매 허용 역차별 지적 애써 외면

김철훈 기자

기사입력 : 2021-06-04 16:06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서울지부 노조원들이 3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청사 앞에서 온라인 발매 도입과 말산업 종사자 생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이미지 확대보기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서울지부 노조원들이 3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청사 앞에서 온라인 발매 도입과 말산업 종사자 생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산업 전체가 붕괴 초읽기에 내몰린 국내 말산업에서 가장 취약계층이라 할 수 있는 말 생산농가와 말관리 노동자들이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가 생존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국내 최대 경주마생산농가 단체인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김창만 회장은 3일 세종시 농식품부를 방문해 말산업 담당부서인 축산정책과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과 말산업 위기극복 대책마련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같은 날 마필관리사 단체인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서울지부 노조원들은 농식품부 청사 앞에서 말산업 종사자의 생계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공통 요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단된 경마를 정상화하고 전체 말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마권 발매 제도를 도입하는데 농식품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다.

◇ 경륜·경정 온라인 발매 국회 통과에도 농식품부는 나홀로 반대 요지부동


이같은 말 산업계의 절박함에도 온라인 발매 도입을 일관되게 반대해 온 농식품부의 태도는 요지부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축산정책과 관계자와 면담을 마치고 나온 경주마생산자협회 관계자는 "어조는 기존보다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여전히 온라인 발매에 부정적인 입장은 그대로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말생산농가와 마필관리사들은 같은 사행산업인 경륜·경정도 지난달 온라인 발매 도입이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는데 경마만 온라인 발매가 안된다는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마처럼 온라인 발매가 금지돼 있던 경륜·경정은 지난달 21일 경륜·경정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로 오는 8월 1일부터 온라인 발매 서비스를 시작한다.

경마 온라인 발매를 담은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은 경륜·경정법 개정안 발의 2건보다 많은 4건이나 발의됐지만, 농식품부의 반대로 모두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마에 국민 불신이 높아 먼저 국민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야 한다. 경마는 경륜·경정과 비교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마는 경륜·경정 등 다른 사행산업보다 온라인 발매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업계는 같은 사행산업인 경마와 경륜·경정을 다르게 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관계자는 "사감위는 설립목적상 진흥기관이 아닌 규제기관이기 때문에 온라인 발매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경마·경륜·경정 등 특정 사행산업에 더 신중해야 한다거나 업종별로 다르게 규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업종별로 다르게 규제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경마업계 관계자는 "과몰입, 청소년 접근, 불법시장 등 위험성의 정도는 도박의 본질상 모든 사행산업이 똑같다"면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경륜·경정은 물론 이미 온라인 발매가 운영되고 있는 복권·스포츠토토도 먼저 국민 공감대를 형성한 뒤에 도입한 것인지 묻고 싶다. 결국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각 사행산업 주무부처의 의지가 온라인 발매 도입 여부를 좌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국민 불신'과 무관한 말생산농가, 코로나 이후 절반이 폐업 직격탄


문제는 현실적인 해법을 놔두고도 국민 불신, 도박 중독 등 이유로 주무부처가 반대하는 탓에 국민 불신, 도박 중독 등에 별 귀책이 없는 말생산농가와 말관리 근로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이다.

경주마생산자협회 김창만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까지 경주마와 승용마를 포함한 전국의 모든 말 생산농가 900여 곳 가운데 현재까지 400여 농가가 폐업했다"며 "남은 농가들도 생산 비용보다 낮은 가격에 말을 판매해 팔수록 손실이 쌓이고, 그나마도 팔리지 않는 말이 훨씬 더 많아 파산 직전에 놓인 상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말 구매자인 마주는 2~3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구매한다. 그런데 지금 미래가 안보이니 구매를 꺼리는 것"이라며 "마주들이 미래에 최소한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마주들이 구매에 나서고 말 생산농가가 살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 마필관리사는 "전국 900여 명의 마필관리사들은 지난해 2월 경마 중단 이후 급여가 상당 폭 삭감된 상태"라고 전하며 "경마장 최일선에서 말을 돌보는 마필관리사는 업무 특성상 이직할 수 있는 분야도 제한적이라 경마 중단이 계속되면 실직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마사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한 의원실 관계자는 "온라인 발매를 담은 경륜·경정법 개정안 통과 이후 국회 농해수위 내에서도 이달 중에는 반드시 마사회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말산업계 위기가 심각한 만큼 조속히 온라인 발매가 법제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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