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자국산 보리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으로 제소할 방침을 밝혔다. 호주와 중국 관계는 호주가 화웨이와 ZTE를 호주 5G 사업참여를 배제시킨 이후 지난 3년간 악화일로를 걸어왔다.특히 지난 4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각국 정상들에게 코로나19 발원에 대한 국제조사에 지지를 촉구한 이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이먼 버밍험 호주 통상장관은 29일(현지시각) ABC방송 인터뷰에서 양국간 관세 분쟁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이먼 버밍험 장관은 보리에 대한 WTO 제소가 가능하냐는 물음에 "언제할지 작업을 하고 있으며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호주의 보리 덤핑 수출로 자국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지난 5월 호주산 보리에 반덤핑 관세(73.6%)와 반보조금 관세(6.9%) 등 80%이상의 관세를 부과해 호주의 수출을 사실상 봉쇄했다.
버밍험 장관은 앞서 지난주 WTO 통상위원회 회의에서 중국이 하는 부정적인 무역결정의 사례가 축적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보리만이 호주와 중국간 무역분쟁에 휩싸인 상품은 아니다. 중국은 호주산 석탄의 항구 하역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호주산 석탄을 실은 최소 60척의 선박이 중국 항구에 들어가지 못한 채 연안에 정박해 있다. 중국은 연간 7억호주달러(미화 5억1600만 달러)어치의 석탄을 호주에서 수입한다.
중국은 또 호주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호주산 와인에 대해 102%에서 최고 212%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중국은 호주의 최대 포도주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고율의 반덤핑 관세 부과는 호주 수출업체는 물론 호주 포도주 산업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버밍험 장관은 포주도와 같은 다른 제품은 아직은 WTO 제소대상이 아닐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잠정 관세 적용'이라고 설명했다.
호주는 그간 호주와 중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가입하면 양국 긴장관계가 완화되기를 희망해왔고 실제로 두 나라는 지난달 15일 RCEP에 서명했지만 양국관계는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