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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23조 5G시대 KT미래 이끌 새 수장은?

지배구조위, 내달 5일까지 외부 회장후보 공모 발표로 인선 시동

65개 자회사 가진 공룡 그룹…차기 회장 관건, 전문성·비전·리더십
KT 회장후보심사위→내년 1월까지 최종 추천→3월 주총서 선임
내부인사 구현모·이동면·오성목 3인, 외부 인사 후보군 경합 예고

박수현 기자

기사입력 : 2019-10-23 06:00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연매출 23조여 원대 통신 공기업 KT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황창규 현 KT 7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인 만큼 적어도 연내 최종 후보자 선정을 끝내고 내년 1월까지는 선출 작업을 마무리해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다. 이런 가운데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지난 21일 외부 회장 후보군 공모 공식 발표했다. 이날 KT 지배구조위원회는 “23일부터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사외 회장후보자군 공모와 전문기관 추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외부 공모 계획은 지난 4월 처음 나왔다. KT 내부에서는 이미 내부 후보자 선정 작업을 진행해 와 유력 후보군이 3인으로 좁혀져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KT는 지배구조개선과 회장 선임 공정성 제고를 위해 기존 2단계의 회장 선임 절차를 4단계로 확장했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은 지배구조위원회의 사내외 회장후보자군 조사구성을 거쳐 회장후보심사위원회의 심사와 이사회의 추천, 내년 3월 주주총회의 결정에 따라 최종 선임된다.
■ 차기 CEO, 5G 시대 산업 융합 역량·사내 화합 이끌 리더십 중요

그렇다면 초미의 관심사인 KT회장의 요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

KT 지배구조위원회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KT그룹의 글로벌 1위 회사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열정을 지니고, 그룹의 미래 비전과 구체적 전략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경영경제 제반 지식과 경영 경험이 풍부하고, 확고한 윤리 준법의식으로 투명한 기업경영을 실천하되 KT중심의 ICT 생태계 확산·발전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지배구조위원회는 공지한 대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기간 산업인 통신사업과 더불어 홈미디어, 커머스, 음원플랫폼, 금융, 광고, 보안 등 무려 65개의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게다가 5G 시대에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 이종 산업간 융합을 이끌어내려면 전문적 역량은 필수다. 또 낙하산, 회전문 인사 등 꼬리표를 달고 있는 그간의 KT 회장직 이미지와 이로 인해 갈등을 겪는 KT 내부를 잘 아우르면서 융합할 새로운 리더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 KT 내외부의 시각이다. KT 새노조가 21일 성명서를 내고 “차기 회장은 회장들의 정치적 줄대기로 망가진 KT를 바로세워야 한다”며 “현장과의 진지한 소통으로 일하는 조직으로 KT를 개편하고, 내부 구성원과 상생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의 차기 회장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또다른 이유는 통신 대기업이라는 기업 지위도 있지만, KT의 회장직이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항상 뒤탈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공기업으로 출발한 기업 이력에다 국민연금이 대주주로 포진하고 있지만 13%의 미미한 지분에 불과해 사실상 경영을 주도할 주인이 없다는 특성과 맞물려 항상 정치 외풍이 심했다.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역대 KT 회장 4명 중 초대 이용경 회장을 제외하고는 남중수 전 회장, 이석채 전 회장이 검경의 칼 끝에 자진사퇴를 했을 정도다. 황창규 회장 역시 현재 지난 2014년 선임된 후 2017년 재선임됐지만, 정치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사내외 후보군 물망…내부 3인에 외부 유력 후보군 점쳐져


지배구조위원회는 23일 시작되는 외부 후보군 물색과 함께 사내 후보군도 추려 사내·외 최종 회장 후보군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이 내년 3월 주주총회 때 최종 선정될 예정임을 고려하면, 1월 이사회 소집 때까지 후보를 확정해야 주총 선임시기를 맞출 수 있다.

KT 지배구조위원회에서 구성한 최종 후보군은 회장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1명이 주주총회 의결에 올라가게 된다. 기업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이사인 김인회 KT 사장과 사외이사인 김대유 이사, 김종구 이사, 장석권 이사, 이강철 이사로 구성됐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아직 미정인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8명 전원으로 구성된다.

외부 후보군으로는 노준형, 유영환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하마평에 오른다. 두사람 모두 노무현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난 중량감 있는 인물이다. 특히 노준형 전 장관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경제정책 자문 그룹에 참여한 인연이 있다. 미국 벨 연구소 연구원 출신이자 벨 웨이브라는 기업 창업경험을 갖고 있는 최두환 전 KT사장, KT에서 30년 넘게 일해 KT통으로 꼽히는 임헌문 전 사장, 홍원표 전 KT 전무(현 삼성SDS 사장), 김태호 전 KT 상무(현 서울교통공사 사장) 등도 거론된다.
KT가 외부 CEO 후보자 공모에 나선 가운데 KT 내부 후보군은 이미 이동면 사장(왼쪽부터),오성목 사장, 구현모 사장 3인으로 좁혀져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KT가 외부 CEO 후보자 공모에 나선 가운데 KT 내부 후보군은 이미 이동면 사장(왼쪽부터),오성목 사장, 구현모 사장 3인으로 좁혀져 있다. 사진=뉴시스


KT의 외부인사 공모는 이제막 스타트를 끊었지만 내부 후보군의 경우 상반기부터 꾸준히 거론돼왔다. KT 안팎에서 나오는 유력 인사 3명은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사장) 등이다. 구현모 사장은 황창규 KT 회장 취임 당사 비서실장을 맡았던 인물로, KT 핵심 요직을 거쳤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점쳐진다. 다만 정치자금 의혹에 연루된 부분이 지적 사항이다. 이동면 사장은 정통 KT인으로서 연구개발(R&D)분야 전문가라는 점이 돋보이지만 기업 경영 전반에 대한 관리 경험이 적다는 점이 약점이라는 평가다. 오성목 사장의 경우 네트워크 부문 전문가로서 5G 통신망 인프라 구축에 가장 많은 기여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동시에 통신 인프라와 직결된 지난해 11월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건 책임자였다는 점이 부담이다.

한편, 지배구조위원회의 외부인사 공모는 2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다. KT 측은 같은 기간 전문기관 추천을 통한 후보자 물색도 진행된다고 밝혔다. 지배구조위원회가 추린 후보군을 바탕으로 연내에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최종 후보를 선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 KT는? 1981년 기간통신 공기업에서 ICT 공룡기업으로 변신


KT는 유무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IPTV 등 통신미디어 서비스 제공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지난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라는 기간통신 분야 공기업으로 시작돼 지난 2002년 민영화했다. 민영화 이후 현재까지 이용경(대표 제 1기), 남중수(2~3기), 이석채(4~5기), 황창규(6~7기) 등 총 4명 회장이 기업 경영을 이어왔고,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제 8기 회장이 선출될 예정이다.

현재 KT는 65개 연결대상 종속기업을 보유했다. 이동전화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1.6%로 업계 2위, IPTV의 경우 47.3%로 업계 1위 사업자다. 시장 점유율은 시내전화 80.7% 이동전화 31.7%, 인터넷 40.9%, IPTV 46.8% 등이다. 재직 중인 임직원은 약 2만3000여 명이며,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23조 4300억 원을 기록했다. KT는 지난 4월 상용화된 5G를 비롯한 유무선통신과 IPTV, 위성방송 등 방송미디어, 금융, 부동산, 전기시설, 광고, 커머스, 경비 보안 등 다방면에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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