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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넷플릭스의 ‘그림자 창업자’ 마크 랜돌프…그가 스타트 업 멘토가 된 이유는?

김경수 편집위원

기사입력 : 2019-09-29 00:10

넷플릭스의 공동창업자에서 스타트 업 멘토로 변신한 마크 랜돌프.이미지 확대보기
넷플릭스의 공동창업자에서 스타트 업 멘토로 변신한 마크 랜돌프.


유료회원 수 1억5,100만 명을 자랑하는 넷플릭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초대 CEO을 지낸 마크 랜돌프를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랜돌프는 1999년에 CEO자리를 공동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에 내주고 제품개발을 다루었지만 회사가 상장한 1년 후인 2003년 넷플릭스를 떠났다. 그는 “나는 투명인간이야”라고 자조하면서도 현상에 만족하는 눈치다. 랜돌프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업계의 거인이 되기 전에 퇴직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9월에 발매된 그의 자서전 ‘That Will Never Work: The Birth of Netflix and the Amazing Life of an Idea’는 넷플릭스의 종업원이 아직도 8명이던 1997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시 미국에선 DVD가 막 보급되기 시작될 시점이었다. 책 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내용은 1998년 헤이스팅스과 랜돌프가 아마존에 사업매각을 검토했던 비화이다.

두 사람은 시애틀에서 제프 베조스와 만났다. 랜돌프는 베조스의 웃음소리가 애니메이션 캐릭터 같았다고 회상한다. 베조스는 인수금액으로 1,400만~1,600만 달러를 제시했다고 한다. 당시 넷플릭스는 설립 1년밖에 되지 않았고 랜돌프는 타당한 금액이라고 생각했지만 헤이스팅스은 부정적이었다.

두 사람은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마존에 매각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을 논의했다. DVD 판매로는 벌고 있었지만 대여사업의 매출구성비는 3%에 불과했으며 회사 전체는 적자였다. 또한 향후 DVD 판매에서 아마존과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랜돌프는 책에서 “그 때는 기업규모가 크고 자금력도 풍부한 아마존에게 파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되었다. 한편 조금 있으면 무엇인가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은 아마존의 인수제안을 거절하고 DVD 판매사업을 접고 대여사업의 강화를 도모했다. 아마존이 DVD 시장에 진출하면 상대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 판단은 옳았고 이후 넷플릭스는 시가총액 1,290억 달러의 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헤이스팅스는 주식의 2.5%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33억 달러에 이른다. 한편 랜돌프가 기업공개 때 갖고 있던 주식의 가치는 현재의 주가기준으로 2억5,000만 달러 정도인데 그 대부분을 이미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서전에서 “투자가는 경영간부에 의한 자사주의 대량매각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사직을 퇴임하면서 스스럼없이 지분을 매각할 수 있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랜돌프는 보다 큰 부를 얻을 기회를 놓쳤을지도 모르지만 그 대신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증가해 다른 창업가의 멘토가 되는 등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아 왔다고 한다.

랜돌프가 창업가들의 멘토가 되는 결단을 한 것은 자신이 창업가였을 때를 그리워한 것이라고 한다. 넷플릭스를 창업할 당시 성공과 실패의 틈새에서 매일 익사이팅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창업가의 멘토를 맡으면서 스타트업의 흥분을 다시 맛보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61세인 랜돌프는 “나이가 들면서 운도 따르게 된다는 두 가지를 깨닫는다.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그 답은 ‘얼리 스테이지’의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랜돌프는 지금 창업가의 멘토를 맡는 것으로 ‘스타트 업’의 흥분을 맛보고 있다고 한다. 그는 당초 스타트 업 여러 회사의 어드바이저를 맡았지만 기업가의 상당수는 그의 이름을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싣고 싶을 뿐이었다. 그 뒤 그는 몇 년을 걸어 기업가에 제공하는 조언의 최적의 밸런스는 비즈니스에 관한 조언이 30%, 사적인 일에 관한 조언이 70%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가 창업가에게 어드바이스 해야 할 것은 자금조달을 차입이나 에퀴티의 어느 쪽으로 해야 하는 것인가는 내용이 아니다. 창업가는 매우 고독한 일이다. 나는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간이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멘토링을 하는 창업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숙지하기 쉽도록 지도의 대상을 2, 3개사로 압축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새벽 2시에 ‘패닉’에 빠져 전화를 한다. 그들이 좋아하지 않거나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이 싫은 경우라도 그들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는 돕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라고 덧붙였다.

랜돌프는 “나는 스타트 업에 대해 돈이나 시간 중 1개를 제공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하고 있으며, 멘토를 하고 있는 스타트 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을 룰로 하고 있다”고 자신의 원칙을 밝혔다.

그러나 그에게도 예외가 있다. 그것은 빅 데이터 분석기업인 ‘Looker’다. 랜돌프는 회사가 설립된 2012년부터 창업멤버로 멘토를 맡고 있지만 시드 라운드에서 출자를 한 후 이 회사의 최초의 종업원이 되었다. 그의 직함은 ABC(Anything But Coding: 코딩 이외의 모든 것)였다.

랜돌프는 1년 반 만에 종업원을 그만 뒀는데 이사로 이 회사에 남았다. 그리고 올해 6월 알파벳이 ‘Looker’를 26억 달러(약 2800억엔)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랜돌프는 자신이 보유하는 Looker의 주식에 대해 코멘트하고 있지 않다)

그에 의하면 그 밖에 지원하고 있는 스타트 업은 Looker와는 거리가 먼 상황에 있다고 한다. 랜돌프에 따르면 기업가가 저지르기 쉬운 2개의 실수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생각하는 것과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업가들에게 명성과 부를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타일렀다.

그는 “사람들은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보고 부나 파티 등 화려한 면에만 주목하기 쉽다. 그러나, 창업하면 일은 가혹하고 정신적으로 괴로운 상황이 계속 되는 게 현실이다. 그러한 상황을 즐길 수 없다면 창업해서는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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