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 화웨이 테크놀로지가 이번 시즌부터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퍼시픽리그 소속의 인기 구단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대한 주요 스폰서를 중단했다. 일본 정부가 화웨이와 중흥통신(ZTE)을 정부 조달에서 제외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화웨이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유니폼과 모자, 헬멧 등 4곳에 자사의 로고를 넣는 주요 스폰서를 맡아왔다. 하지만 "올해 화웨이의 스폰서는 4곳 중 어느 곳에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화웨이재팬 단말기 총괄본부의 하자마 나츠키(硲夏希) 대변인이 지난 3월 29일(현지 시간) 밝혔다.
하자마 대변인은 "소프트뱅크와의 협의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결과"라고 주요 스폰서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를 일축했다. 하지만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재팬시리즈의 우승을 거머쥔 인기 구단에 대한 스폰서를 화웨이가 돌연 중단시킨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화살은, 바로 전날(28일) 발표된 중국 상무부의 '中日관계 악영향 경고'로 쏠렸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정부 조달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면서,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를 도입하여 화웨이와 ZTE를 조달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한 데 대해 중일 관계의 악영향을 상무부가 직접 경고한 것으로, 이번 화웨이의 스폰서 중단은 일본을 자극하기 위한 중국의 선전포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조치에 따를 수밖에 없는 소프트뱅크 입장을 통해서도 스폰서 중단에 대한 이유를 들 수 있다. 그동안 소프트뱅크그룹의 통신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는 화웨이의 기지국 설비를 채용하여 차세대 통신 시스템(5G)에서 공동 개발 및 실증 실험도 진행하는 관계였다.
하지만 미중 무역 마찰이 과열되는 가운데, 화웨이 배제에 대한 미국의 압력을 일본 정부는 동의했고, 일본 정부의 결정 이후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또한 지난 2월 결산 회견에서, 5G 이동 통신 시스템은 안정성과 비용의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통신 설비에 대한 교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화웨이를 사실상 배제하기로 결정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으며, 이번 스폰서 중단 사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을 반증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