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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도 구글처럼…"글로벌 ICT 유니콘 키운다"

사내 유명 ICT기술 사업화하는 스타게이트 프로그램 시작
해외조직서 거점시장·현지동향·파트너·투자자 관심도 파악
양자암호기술 스핀아웃 해 IDQ와 결합하는 방식 취할 듯
독자 개발 초소형 레이저 광학엔진 옵틱스도 연내 스핀아웃

최지웅 기자

기사입력 : 2019-03-28 13:52

SK텔레콤 박진효 ICT 기술센터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사내 유망 기술 사업화 프로그램인 '스타게이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최지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SK텔레콤 박진효 ICT 기술센터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사내 유망 기술 사업화 프로그램인 '스타게이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최지웅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최지웅 기자] SK텔레콤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 육성에 본격 나선다.

SK텔레콤은 28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사내 유망 ICT 기술을 사업화(Spin-Out) 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박진효 SK텔레콤 ICT 기술센터장은 "스타게이트는 글로벌 ICT 유니콘을 만들기 위해 SK텔레콤의 전문 역량을 결집해 만든 프로그램"이라며 "SK텔레콤은 기술 스핀-아웃을 통해 자사 유망 기술 기반의 글로벌 ICT 유니콘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타게이트’라는 이름은 동명의 영화에 등장하는 4차원 세계로 순식간에 떠날 수 있는 장치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3개 기술을 스핀-아웃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 시킬 예정이다. 시장으로 나간 기술은 SK텔레콤의 사업 영역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쓰이며 경쟁력이 향상된다. 또한 외부 자본투자를 받아 사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세계적 ICT 기업 ‘구글’이 기술 기반 사업을 성장시키는 방식과 유사하다. ‘구글’은 지난 2009년 내부의 자율주행 연구 프로젝트를 ‘웨이모(WAYMO)’로 독립시켜 현재 자율주행차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만들었다.

박 센터장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시작된 ICT 기업들이 경제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ICT가 발전한 나라 중에서 상대적으로 한국은 유니콘 기업을 많이 배출하지 못하고 있어 ICT를 선도하는 SK텔레콤 입장에서 상당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 기술 검증에서 후속 지원까지 4단계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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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게이트’는 ▲기술 상용화 가능성 검증 ▲거점 시장 검토 ▲기술 스핀-아웃 ▲성장 지원 등 4단계로 구성된다. SK텔레콤은 각 단계에서 다양한 분야의 앞선 역량을 총동원해 사업화 성공을 지원한다.

기술 상용화 가능성 검증은 ICT기술센터 ‘테크 이노베이션 그룹(Tech. Innovation Group)’이 맡는다. ‘테크 이노베이션 그룹’은 지난 1월 신설된 기술 사업화 전담 조직으로, 기술의 독창성 · 완성 수준 · 사업화 가능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면밀한 검토를 진행한다. 사업화 대상 기술은 CES · MWC 등에서 어워드를 수상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거나, ICT 관계사에 적용되는 등 차별적인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이종민 SK텔레콤 테크이노베이션그룹장은 "ICT 기술센터뿐만 아니라 SK텔레콤에는 기술 관련 조직이 많은 만큼 전사 프로그램"이라며 "아이디어가 있으면 지원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종민 SK텔레콤 테크이노베이션그룹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사내 유망 기술 사업화 프로그램인 '스타게이트'를 설명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이종민 SK텔레콤 테크이노베이션그룹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사내 유망 기술 사업화 프로그램인 '스타게이트'를 설명하고 있다.

거점 시장 검토는 지난 1월 미국 뉴욕에 설립한 SK텔레콤 TMT Investment Corp.와 SK텔레콤 홍콩사무소 등 해외 조직이 담당하며, ▲현지 시장 및 기술 동향 ▲사업 파트너 ▲투자자 그룹의 관심도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제조업 연관 기술은 중국 시장, 미디어와 AI 등 첨단 ICT 기술은 미국 시장 중심으로 사업화를 검토한다

기술 스핀-아웃 단계에서는 기술 사업화 방법과 사업화 주체 조직을 결정한다.ICT기술센터와 Corporate Development 센터(투자 담당)는 시장분석 등을 통해 적합한 기술 스핀-아웃 형태를 결정한다. 기술 스핀-아웃 형태는 ▲외부 투자를 받아 신규 회사 설립 ▲타사와 결합 ▲외부 파트너사와 합작회사 설립 등 크게 3가지가 있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스핀-아웃해 IDQ와 결합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며, ATSC 3.0 기술은 싱클레어와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을 각각 선택했다.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3.0은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 규격으로 한국에서 2017년 상용화(UHD 방송)됐다.

스핀-아웃 형태가 결정되면 ICT기술센터와 HR을 담당하는 기업문화센터가 사업화 조직을 구성한다. 해당 조직은 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2~6명의 소수 정예로 꾸려진다. 조직의 구성원은 내부에서 선발하거나 필요한 경우 외부에서 영입한다.

스핀-아웃한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성장 지원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T오픈랩’은 분사한 기술이 꾸준히 발전할 수 있도록 공간·장비·기술 등을 지원한다. 외부 전문가와 연계해 사업 운영과 발전 방향에 대한 별도 코칭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SK텔레콤 구성원들은 ‘스타게이트’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에서 제조업 특화 AI 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술을 개발했던 구성원들은 2018년 5월 마키나락스를 창업했다. 마키나락스의 1대 주주는 구성원이고 SK텔레콤은 2대 주주다. 여기에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의 투자를 받아 미국과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 사업화 검토 중인 기술 20여개

SK텔레콤이 독자 개발한 초소형 레이저 광학엔진 옵틱스는 연내 스핀-아웃될 예정이다.(사진=최지웅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SK텔레콤이 독자 개발한 초소형 레이저 광학엔진 옵틱스는 연내 스핀-아웃될 예정이다.(사진=최지웅 기자)

SK텔레콤은 독자 개발한 20여개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 및 시장성을 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이 독자 개발한 초소형 레이저 광학엔진 '옵틱스(Optics)'는 연내 스핀-아웃될 예정이다. 옵틱스는 50X50X30(mm)의 주사위 크기로 AI 스피커,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기에 탑재 가능하다. 최대 100인치 영상을 볼 수 있는 200루멘(lm) 밝기를 지원하면서도 눈에 안전한 'Eye safety Class' 1등급을 받았다. 기기가 움직여도 자동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포커스 프리(Focus Free)' 기능도 제공한다.

인공지능 기술로 음원에서 보컬, 반주 등을 분리하는 '음원 분리 기술(AI Vocal Remover)'도 스핀-아웃이 추진되고 있다. SK텔레콤은 CES 2019에서 SM 엔터테인먼트와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공동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음원 분리 기술은 오디오 신호 분석 기술과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결합해 음원에서 보컬, 반주 등의 구성 요소를 분리해내는 SK텔레콤의 독자적인 AI 기술이다.

음원분리 기술이미지 확대보기
음원분리 기술

이 밖에도 인공지능 기반 미디어 품질개선 기술 '슈퍼노바'와 시청 이력에 따라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인공지능이 조건에 맞는 장면을 찾아주는 'AI 맞춤형 미디어 디스커버리 기술'도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MWC19에서 호평을 받은 '슈퍼노바'는 SK하이닉스와 SK브로드밴드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이종민 테크이노베이션그룹장은 "스타게이트의 사업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사내기술로만 진행할 수도 있고, 외부 파트너십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수도 있다"며 "사업별로 어떤 구조와 전략을 집행해야 가장 성공할 확률이 높은지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지웅 기자 jway091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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