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초(超)시대, 생활이 되다.’
SK텔레콤이 이달초 이같은 제목의 5G시대 캠페인 광고를 시작하면서 새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화제의 중심은 단연 혁신으로 내닫는 이 회사 최고경영자 박정호 사장(56)에게로 집중되고 있다.
‘초(超)’라는 단어부터가 그렇다. 박정호 사장이 지난달 25일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19)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그대로다. 당시 그는 “글자를 하나 잡았다...5G에 맞는 단어가 뭘지 생각하다가 ‘초(超)’라는 글자를 잡았다. 초(超)혁신은 SK텔레콤이 종합적인 ICT 회사가 되겠다는 의지다”라는 말로 혁신 방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이 주주친화적 방식으로 내세운 26일 주주총회 형식이 올해 국내 업계 주총의 가장 큰 ‘형식파괴’가 될 전망이어서 또다른 화제를 부르고있다.
박정호 사장과 4대사업부(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부장이 ‘직접’ 주주들에게 경영성과와 비전을 알린다. 주총 당일 주주들에게 SK텔레콤 본사 사옥 내 티움(T.um) 전시관 투어도 갖는다. 이들에게 최첨단 ICT 기술과 5G 서비스를 두루 소개한다. 구술방식 일색이던 전통적 영업보고 형식을 깨는 파격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박정호 사장의 경영을 지켜봐 온 사람이라면 이 주총이 단순히 형식만 깬 주총이 아니라 지속적인 혁신 구상의 매듭이라는 것을 읽게 된다.
SK텔레콤의 ‘초(超)시대’ 캠페인은 박 사장이 지난 하반기부터 강조해 온 뉴ICT(New ICT)와 종합 ICT기업의 그림이 거의 완성됐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이번 주총은 박사장의 구상이 일반인에 이어 투자자인 주주들에게까지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제 박 사장에게는 SK텔레콤의 혁신 소개와 주주의 이해를 구하는 데 이은 본격적 혁신 실천만 남겨놓고 있는 듯 보인다.
그 설계도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 역시 지난달 25일 MWC19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종합 ICT회사로의 도약의지 바로 그것이다. 박사장은 “SK텔레콤은 이동통신사로 불리기에는 더이상 적합하지 않게 될 것이며 초 ICT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할 것”이라며 종합 ICT기업에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알려진 대로 이를 뒷받침할 SK텔레콤 글로벌 협력은 그야말로 화려했다. 박 사장은 기자들에게 “이 정도가 되면 오리지널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스케일”이라고 자신했을 정도다.
박 사장의 SK텔레콤 호는 이제 호랑이 등을 탄 것같은 기세(騎虎之勢·기호지세)로 5G시대를 향해 내닫으려 하고 있다.
이제 업계의 관심사는 박정호사장이 지난 1월 CES2019에서 박정호 사장이 언급했던 중간지주사 설립이다. 이를 통해 20억대 초반인 SK텔레콤 시가총액 증가, 배당세 절감 등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달 말 증권사들이 “SK텔레콤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잇따라 보안, 콘텐츠 회사들을 잇따라 계열화하는데 대해 일본의 종합ICT 중간지주사인 소프트뱅크를 지향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내놓았을 정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시대에 통신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다는 인식에 따라 종합ICT를 지향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1월 미 라스베이거스가전쇼(CES2019)이래 박 사장이 중간지주사에 더 이상 언급한 것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당장은 오는 26일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보여주고 약속할 5G시대의 구상이 SK텔레콤에 어떤 파괴적 혁신 성과로 드러나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