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19) 개막 전날 행사로 폴더블폰 ‘메이트X’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발표한 지 나흘 만이다.
어느 새 세계 2위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한 화웨이의 추격이 매섭다. 양강의 대결은 제품 사용방식에서 사양에 이르기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책처럼 접었다가 사용할 때처럼 펴서 보는 이른바 인폴딩(In folding) 방식이다. 반면 추격자 화웨이는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밖으로 화면이 드러나는 이른바 ‘아웃폴딩(Outfolding)’방식이다.
고객들은 과연 어느 제품에 손을 들어줄까.
■ 인폴딩 vs 아웃폴딩 승자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간 대결은 스마트폰 시장 침체의 물꼬를 틀 제품을 둘러싼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아이폰’을 혁신의 대명사에서 몰아낸 새로운 단어는 바로 ‘폴더블폰’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바로 올해 MWC19 행사장이다.
그 혁신의 단어 ‘폴더블폰(접이식폰)이 하향세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반전을 가져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렇다면 누가 승자가 될까. 이는 결국 소비자의 사용 편의성을 보장하는 제품 완성도, 그에 따르는 제품 양산 및 출시로 소비자와 교감을 갖는 시점이 언제인지, 그리고 가격 등이 될 것이다.
화웨이는 24일 바르셀로나 이탈리안 파빌리온에서 메이트X를 발표했지만 MWC 전시장에서는 투명한 사각 상자유리 속에서만 보여줄 정도로 노출을 꺼리고 있다. 올 중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일각에선 “설익은 제품이라서 그런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 폴더블폰용 디스플레이 조달 능력도 보급의 관건
메이트X 출시 지연의 또다른 배경으로는 ‘디스플레이 자체 조달 능력 부재’가 꼽히기도 한다.
두 제품 모두 스크린은 능동형유기발광소자(AMOLED)디스플레이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 화웨이는 폴더블폰용 디스플레이 조달에서 상대적으로 절대 불리하다.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 ‘플렉스 파이’를 발표한 로욜은 “화웨이의 약점은 자체 디스플레이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화웨이 폴더블폰 조달처로 중국 업체 BOE, 또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가 거론되기도 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조달하고 있는 만큼 이에 관한 한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97%이상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시장 출시 한달여 앞두고 철통 보안
MWC2019에서 일반 관람객 대상으로 제품 공개를 꺼리기는 삼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오는 4월 26일 미국시장 출시를 시작으로 혁신폰을 내세운 전 세계 고객잡기 출정식에 나선다.
삼성전자 역시 MWC 전시장 3홀 데모룸에서 유리상자 속에 갤럭시폴드를 넣어 전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유는 전혀 다르다. 삼성전자 측은 “출시 한달 여를 앞두고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전문가의 손에 한번 쥐어지는 것만으로도 즉각 두께나 무게감이 느껴지고 제품의 완성도에 대한 감이 오기 때문에”라며 보안상의 이유를 들었다.
■ 소비자들의 화면 크기에 대한 호 불호는 어떨까.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쥐어보고 사용해 봐야 평가가 나올 것 같다. 펼쳤을 때 화면크기와 편리한 휴대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묘안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삼성전자는 펼쳤을 때 화면크기가 7.3인치다. 화웨이 메이트X는 펼친 화면 크기가 8인치, 두께는 5.4mm, 접었을 때 두께는 11mm다. 삼성전자는 두께를 밝히지 않고 있다.
기술 완성도를 말해주는 상용화 출시 시점은 삼성이 명확한 반면 화웨이는 불명확하다.
화웨이 메이트X는 올해 중반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4월26일 미국시장에서부터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출시는 기술적 완성도와 직결된다”는 입장이다.
전시장에서 메이트 X에 대해 설명중이던 페레 파우라는 화웨이 스페인법인 직원은 “화웨이폰은 혁신”이라고 말했다. 어떤 점이 혁신이냐고 묻자 “접어서 사진찍을 때 찍히는 사람도 화면에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재=이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