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 최대의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 공급 업체 화웨이는 올해 큰 시련과 함께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다. 2월 미국 정보기관의 수장들이 잇따라 "화웨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으며, 8월에는 미국 시장에서 철퇴가 내려졌다. 심지어 12월 초에는 멍완저우 화웨이 CFO 체포와 함께 전 세계로 화웨이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는 위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의 성장세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기세에 힘입어 2019년 화웨이는 애플을 완전히 따돌리고 업계 2위로 올라설 것은 분명하며, 이내 삼성을 추월할 가능성마저 점쳐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사 기관 IDC가 집계한 2018년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화웨이는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로 부상했다. 물론 이 데이터는 2분기에만 국한된 것으로 화웨이가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을 넘어선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화웨이의 2018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대를 넘어서 30% 이상 증가한 기록을 감안하면 조만간 애플을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화웨이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대를 넘어서, 2017년의 출하 대수 1억5300만대에서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300만대에 불과했던 출하 대수가 2015년 1억대를 돌파한 데 이어 3년 만에 두 배인 2억대를 돌파한 것이다. 또 2018년 이룬 성적을 통해 현재 화웨이 스마트폰은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서 5억대 이상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폰 출하 대수에서만큼은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이미 확보한 셈이다.
한편 올해 2분기와 3분기를 합친 스마트폰 출하량에 따르면, 삼성은 화웨이보다 적어도 2000만대가 많은 단말기를 출하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삼성은 3억대 정도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것으로 미국 IT 매체인 벤처비트(VentureBeat)는 추정하고 있다. 이어 벤처비트는 "2019년에는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힌 후 "올해 2억대를 출하한 화웨이가 2019년 세계 2위에 머무를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의 기세에 힘입어 삼성마저 추월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화웨이와 세계 2위를 다투고 있는 애플이 2018년 1분기에 화웨이보다 1000만대 많은 단말기를 출하했지만, 연간 총 출하 대수에서는 화웨이와 비슷한 숫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연간 30%에 달하는 성장력과 삼성의 글로벌 점유율 둔화를 감안할 경우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화웨이의 창업자 겸 CEO인 런정페이는 "내년 우리가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는 자신감과 함께, "내년 4분기에는 우리가 (삼성을 따돌리고) 세계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