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發 달러 유입에 한 달새 120원 급락
항공·유통 등 내수주 '맑음'…자동차·조선 수출주 '부담'
항공·유통 등 내수주 '맑음'…자동차·조선 수출주 '부담'
이미지 확대보기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30일 1549.4원(주간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달 들어 1420원대로 내려왔다. 한 달여 만에 120원 넘게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월간 원화 절상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1400원선 하향 이탈은 물론 1300원대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환율 급락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대규모 달러 유입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ADR 발행으로 약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으며, 이 자금이 순차적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유입되면서 원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SK하이닉스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메리츠증권은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달러 매도 움직임이 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짚었다. ADR 조달 자금의 환전과 맞물려 그동안 해외 보유 달러의 환전을 미뤄온 기업들까지 매도에 동참하면서 원화 강세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수출입 기업의 달러 선물 순매도 규모는 174억달러로 1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에 따른 외국인 채권 투자 확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 한·미·일 외환당국의 공조 분위기 등이 더해지며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원화 강세는 국내 증시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재료다. 환차손 우려가 줄어들면서 외국인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반도체와 2차전지, 인터넷 등 외국인 선호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업종별 영향은 엇갈릴 전망이다. 자동차와 조선, 일부 IT 하드웨어 기업은 달러 매출의 원화 환산액이 감소해 실적에 부담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환헤지 확대와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과거보다 환율 민감도는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대표적인 저환율 수혜 업종으로는 항공과 여행, 유통, 음식료 등 내수주가 꼽힌다. 달러 결제 비용과 원자재·에너지 수입 부담이 줄어들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소비심리 회복까지 맞물릴 경우 내수주 전반의 투자심리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은 1300원대 안착 가능성에는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WGBI 편입 효과는 점차 약해지고 있고, SK하이닉스 ADR에 따른 달러 유입 역시 일회성 요인이라는 점에서다.
결국 향후 환율 방향은 미국 통화정책에 달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장은 8월 말 잭슨홀 심포지엄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핵심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과 향후 금리 기조에 따라 달러 강세가 재개될 경우 환율도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국면이 진정되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면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미국 통화정책이 여전히 최대 변수인 만큼 반도체 등 대형 기술주와 항공·유통 등 내수 소비주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