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가이드라인 없다" 파월과 다른 워시식 마이웨이에 시장 혼란 가중
금리 인상론 분출·지정학적 리스크 중첩…높은 변동성 일상화 대비해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폭등락 반복...자산시장 전반 위험 프리미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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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힌트 없는 연준"… 엇갈린 연준 내부와 흔들린 시장
최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워시 의장은 향후 금리 인상 여부나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철저히 피했다. 관례적으로 만장일치나 이에 가까운 합의를 이뤄내던 FOMC 내부에서조차 전체 12명 중 3명의 위원이 즉각적인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분열했음에도, 워시 의장은 끝내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런 워시의 태도에 월가의 반응은 냉담했다. 기자회견 직후 뉴욕 주식시장은 격렬하게 요동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연준의 금리 결정일 기준으로 지난 2024년 12월 이후 최악의 매도세를 기록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위험 수위인 20을 넘어섰다.
엠파워(Empower)의 마르타 노턴 최고투자전략가는 "기자회견이 예상보다 훨씬 형편없이 진행돼 충격을 받았다"며 "시장은 연준 의장의 입을 통해 향후 정책 향방을 가늠하길 원하지만 워시 의장은 어떠한 힌트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심판인가 선수인가"… 스포츠 비유에 뿔난 월가
워시 의장은 중앙은행이 시장의 방향을 일일이 정해주는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드라인)'를 지양하고, 시장 스스로가 정책 방향을 유도하도록 만드는 정반대의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최근 투자자들을 향해 "심판이 아닌 공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스포츠 비유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환경이 지나치게 복잡해진 상황에서 이런 접근은 시장 위험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비판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장벽 재건 움직임과 이란 사태에 따른 유가 급등,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테그리티 자산운용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연준의 가이드라인이라는 기준점이 사라진 상태에서 수많은 복합적 요인을 홀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턴 전략가 역시 "연준 역시 코트 위에서 달리는 선수이지, 단순한 심판이 아니다"라며 워시 의장의 방관자적 태도를 꼬집었다.
반도체주 널뛰기… "불확실성의 시대에 적응하라"
연준의 정책 가시성이 떨어지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올해 시장 상승세를 이끌어온 반도체 종목들이 대표적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달 29일 5.3% 급락했다가 이튿날 8.2% 폭등하는 등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시티그룹 글로벌 마켓의 스튜어트 카이저 주식 거래 전략 책임자는 "앞으로 연준의 정책 방향 제시가 줄어들면서 이런 변동성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월가에서는 9월 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65% 수준으로 점치며 풋옵션 매수 등 위험 회피 전략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일부 연준 인사들은 의장의 침묵 속에서 직접 목소리를 내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성명을 통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점진적인 긴축 조치가 필요하다"며 매파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워시 의장의 다음 시험대는 오는 8월 말 열릴 잭슨홀 연설이 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투명성 후퇴가 지속될 경우 자산 간 상관관계가 급등했던 지난 2022년과 같은 자산시장 폭락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