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공급 부족으로 고점 유지" 경영진 낙관론에 시장 전문가들 정면 반박
구글 '터보퀀트' 등 메모리 감축 혁신 기술 등장…수요 폭발세 꺾일 가능성 제기
두 기업 비중 30% 돌파…'한국 증시 집중 위험'에 글로벌 분산 투자 권고도
구글 '터보퀀트' 등 메모리 감축 혁신 기술 등장…수요 폭발세 꺾일 가능성 제기
두 기업 비중 30% 돌파…'한국 증시 집중 위험'에 글로벌 분산 투자 권고도
이미지 확대보기25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최근 AI 열풍에 힘입어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두고,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경기 순환성(사이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가 반도체 업계의 호황과 불황의 역사를 바꿨다는 낙관론이 팽배하지만, 과거의 극심한 등락 주기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엔 다르다"는 경영진…전문가들 "장기적으론 끔찍한 산업"
지난 2022년 12월 챗GPT 출시 이후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메모리 산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글로벌 HBM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샌디스크 등 주요 기업들의 주가는 2026년까지 수백 퍼센트 급등하며 미국과 한국증시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반도체 기업 경영진들은 과거처럼 스토리지 수요에 따라 가격이 폭등락하던 '천수답형' 구조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한다. 구조적인 공급 부족으로 인해 고가격 정책이 수년간 유지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의 시각은 냉정하다. 블루박스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윌리엄 드 게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상당히 끔찍한 산업"이라며 "‘메모리 사이클은 사라졌고 장기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되었다’고 주장할 때마다, 바로 그 직전에 모든 것이 끔찍하게 잘못되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란모어 펀드 매니지먼트의 앤드류 래핑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메모리 분야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 대해 "표범은 쉽게 자신의 무늬를 바꾸지 않는다"며 과거 평균 수준의 자본 수익률을 보였던 산업이 미래에만 독보적인 수익을 낼 것이라는 환상을 경계했다.
구글 '터보퀀트' 압축 기술 충격…수요 둔화 촉매제 되나
메모리 공급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등장한 새로운 기술적 혁신도 수요 자극을 둔화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구글이 최근 공개한 새로운 압축 방식인 '터보퀀트(TurboQuant)'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실행에 필요한 메모리 양을 최대 6배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글, 오픈AI, 앤트로픽 등이 거대 AI 모델을 학습하고 구동할 때 필수적이었던 AI 메모리 칩 수요를 대폭 감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도이체뱅크는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인 AI 관련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터보퀀트 출시 여파로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들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했던 사례를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JM 핀(Finn)의 존 컨리프 투자 부문 책임자는 "오늘날의 주가는 가격이 오랫동안 고점을 유지하고 기업들이 과잉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형성된 것"이라며 "최근 몇 주간 해당 부문에 모멘텀이 과도하게 집중돼 시장 조정에 취약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삼성·SK가 좌우하는 코스피…'한국 집중 위험'에 수익 실현 조언도
특히 한국 증시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지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서면서 '한국 집중 위험'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두 회사의 주가 향방이 국내 증시 전체를 흔들 수 있는 구조이다.
스티브 브라이스 스탠다드차타드(SC)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정점에 달할 시점이 머지않았다"며 "한국 고객들에게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수익 실현하고 글로벌 분산 투자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도록 조언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여전히 낙관적인 리포트를 내놓으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향후 12개월 내 SK하이닉스 주가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400만 원, 삼성전자는 20% 상승한 59만 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