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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 vs 한투운용, ETF 3위 자리 놓고 박빙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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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김성용 기자
국내 ETF 시장 3위 자리를 두고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이 다시 한 번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9월 2일 기준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단 0.02%포인트에 불과해 사실상 동률 수준이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동일한 수치를 기록하며 공동 3위에 오른 만큼, 시장 지위가 일 단위로 바뀔 수 있는 살얼음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9월 2일 현재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약 231조 원 규모다. 삼성자산운용(38.53%)과 미래에셋자산운용(32.93%)이 1·2위를 굳건히 지킨 가운데, KB자산운용은 17조8718억원(점유율 7.73%),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7조8245억 원(7.71%)으로 나란히 3·4위를 차지했다. 단순 격차로 따지면 473억 원 차이, 점유율로는 0.02%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ETF 업계에서는 "올 들어 3위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7월 말만 해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순자산총액은 17조1197억원으로 KB자산운용(17조7621억원)에 약 6000억원 뒤져 있었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만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7000억 원 이상 끌어모으며 점유율 격차를 사실상 없앴다.

여기에는 보수 인하 전략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7월 대형 ETF 상품군의 보수를 대거 낮추는 강수를 두며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다. 실제로 비용 부담 완화에 민감한 투자자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KB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유지했으나, 공격적인 전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수 인하만으로 장기적 자금 유입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ETF 투자자는 단순히 보수가 낮다고 무조건 자금을 맡기지 않는다"며 "상품 라인업 경쟁력, 추적 오차 관리 능력, 운용사 신뢰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ETF 시장에서는 저보수 전략 이후에도 성과가 부진해 자금이 이탈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단기 자금 유입세를 장기 성장 동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으며, KB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상품 안정성과 브랜드 신뢰도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양사의 전략은 단순 '보수 인하 vs 방어' 구도가 아니라, '가격 vs 신뢰·상품력'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업계 1·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각각 89조 원, 76조 원 규모의 자산을 굳건히 지키고 있어 당분간 판도 변화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3위 자리를 두고 한투와 KB의 경쟁이 이어지면서 ETF 시장 전체 성장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운용사들의 경쟁이 곧 보수 인하, 상품 다양성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은 이미 230조 원에 달할 만큼 성장했지만, 여전히 장기 자금 유입 여력이 크다"며 "3위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한투와 KB의 경쟁은 단순한 순위 싸움을 넘어 운용사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관심은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이 이에 대응해 어떤 차별화 전략을 내놓을지에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금리 인하 가능성과 맞물려 국내 ETF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며 "두 운용사 간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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