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넘어선 속도·확장성 지향
리플 공동 창립자 "더 나은 비트코인 만들고자 탄생"
금융 시스템 통합 목표 CBDC 지원까지 영역 확장 중
리플 공동 창립자 "더 나은 비트코인 만들고자 탄생"
금융 시스템 통합 목표 CBDC 지원까지 영역 확장 중

탄생 의도: "더 나은 비트코인"
30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지크립토에 따르면 암호화폐 평론가 자이프는 X(옛 트위터)공유한 글에서 리플의 공동 창립자인 크리스 라슨은 XRP의 창립 의도를 “처음에는 더 나은 비트코인을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XRP를 만들었다”라고 회고하며, 이를 단순한 경쟁이 아닌 ‘재설계’였다고 강조했다. 이는 XRP가 비트코인의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기술적 결함을 극복하려는 시도였음을 시사한다.
XRP 기술의 시작: 속도, 확장성, 지속 가능성
XRP 원장(XRPL)은 데이비드 슈워츠, 제드 맥케일럽, 아서 브리토 엔지니어에 의해 개발됐다. 이들은 2011년부터 비트코인보다 빠르고, 확장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결제용 디지털 자산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 프로젝트의 초기 이름은 ‘리플(Ripple)’이었다.
현재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초당 약 7개의 거래를 처리하고 이더리움이 약 15개의 거래를 처리하는 데 반해, XRP 블록체인은 초당 1,500개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어 현저히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한다.
XRP는 2012년 6월에 독립적으로 출시됐고, 곧이어 이를 기반으로 한 기업용 솔루션 개발을 위해 Ripple Labs(당시 OpenCoin)가 설립됐다. 크리스 라슨은 2012년 리플 CEO로 합류해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기보다는 기존 시스템에 통합되어 은행과 금융 기관에 실시간 총액 결제 및 외환 거래 도구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브릿지 통화로서의 XRP와 현재 활용
XRP는 노스트로 계좌에 미리 자금을 예치할 필요 없이 두 개의 서로 다른 법정화폐 간에 가치를 즉시 이동할 수 있는 브릿지 통화로 설계됐다. xRapid와 이후 출시된 온디맨드 유동성(ODL)과 같은 리플의 제품들은 XRP의 빠른 속도와 낮은 거래 수수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리플의 2025년 1분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송금량의 80% 이상이 ODL을 통해 처리되고 있으며, XRP 레저는 해당 분기에만 1억 7,000만 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며 그 유용성을 입증했다.
결제를 넘어선 XRPL의 확장
오늘날 XRP의 목적은 단순히 송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XRP 레저는 이제 EVM 사이드체인을 통해 이더리움 호환 스마트 계약을 지원하며, 토큰화된 자산, 스테이블코인, 심지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에 대한 시범 프로그램까지 지원하며 그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XRPScan의 올해 6월 데이터에 따르면, 100만 XRP 이상을 보유한 XRP 고래 지갑의 수는 12년 만에 최고치인 2,708개에 달했으며, 일일 활성 주소 또한 7배 증가하여 투자자들의 XRP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지표에 힘입어 XRP 가격은 최근 1주일 기준으로 비트코인 등을 앞서며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비트코인과 XRP: 보완적 관계
이러한 철학적 차이는 두 자산 모두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트코인이 여전히 분산형 가치 저장 수단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반면, XRP는 기관 금융의 유틸리티 자산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XRP 레저가 출시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비트코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금융 혁신을 이끌고자 하는 초기 비전은 여전히 프로토콜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이는 XRP 레저가 비트코인의 경쟁자가 아니라 블록체인 생태계의 보완적인 부분으로 여겨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앞으로 XRP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더욱 확장해 나갈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