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 그룹, XRP 선물 19일부터 '글로벡스' 통해 거래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이 오는 19일(월요일) XRP 선물 및 마이크로 XRP 선물 계약을 공식 출시하며 암호화폐 파생상품 라인업 확장에 나선다고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브리핑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ME의 이 같은 상품 출시는 시가총액 기준 4위의 디지털 자산인 XRP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CME 그룹의 발표에 따르면, 해당 계약은 CME 글로벡스(Globex) 플랫폼에서 거래가 가능하며, CME 클리어포트(ClearPort)를 통해 청산될 예정이다.

장외 거래 참여자들은 18일(일요일) 저녁부터 접속할 수 있다. 각 XRP 선물 계약은 5만 XRP, 마이크로 XRP 선물 계약은 2,500 XRP를 기초 자산으로 하며, 두 계약 모두 CME CF XRP-달러 기준 환율에 따라 현금 결제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수료는 참여자 유형 및 거래 장소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CME 그룹은 이미 지난 1월 출시 가능성이 유출된 정보로 알려지기도 했다. 4월에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며 XRP 선물 계약 출시 계획을 공식화했다.

크립토브리핑에 따르면 CME 그룹의 암호화폐 상품 글로벌 책임자인 지오바니 비시오소(Giovanni Vicioso)는 당시 성명을 통해 "XRP와 그 기반 원장인 XRPL에 대한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네트워크 도입 증가에 따라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의 투자 및 헤지 전략을 지원하는 자본 효율적인 툴셋을 제공하기 위해 이러한 새로운 선물 계약을 출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XRP 선물 상품 추가는 CME 그룹의 기존 암호화폐 파생상품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CME는 이미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에 연동된 선물 계약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솔라나 선물 상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CME 그룹의 올해 1분기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19만 8,000 계약(명목 가치 113억 달러)을 기록했으며, 미결제약정 또한 83% 증가한 25만 1,000 계약(명목 가치 218억 달러)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XRP 선물 출시 결정은 XRP 발행 기업인 리플(Ripple)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오랜 법적 공방이 최근 법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난 16일 해당 소송을 담당하는 아날리사 토레스 미국 지방법원 판사는 리플의 민사상 벌금을 1억 2,5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로 감액하는 양측의 합의 요청을 절차상의 부적절함을 이유로 기각했다. 토레스 판사는 해당 동의안이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최종 판결에 대한 구제를 허용하는 규칙 60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법원의 결정으로 리플의 법적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며, SEC의 검토가 진행 중인 현물 XRP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드리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ME의 XRP 선물 도입은 암호화폐 파생상품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기관 투자자들에게 규제된 환경에서 XRP 가격 변동에 대한 노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도 규제된 파생상품 거래소에 표준 XRP 선물과 나노 XRP 선물을 포함한 XRP 선물 계약을 상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XRP의 가격은 지난 24시간 동안 코인게코(CoinGecko) 기준 약 2.3달러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CME의 XRP 선물 출시가 리플과 SEC 간의 법적 난관을 극복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새로운 투자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