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 실현-거시 경제 변화-안전 자산 선호도 약화 등 복합적 요인 작용
전문가들 "기관 매수세 지속돼 10만 달러 하방 압력은 제한적"
전문가들 "기관 매수세 지속돼 10만 달러 하방 압력은 제한적"

12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10만 5,720달러까지 치솟으며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상승 동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직후 102,000달러까지 하락한 점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이 겉으로 보기에 긍정적인 상황에 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미중 무역 협정은 90일간의 수입 관세 유예를 포함하며,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진정한 노력과 건설적인 대화가 이어진다면 협정이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양국은 환율 조작, 철강 가격 덤핑, 반도체 수출 제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급격한 상승 후 차익 실현 및 거시 경제 변화 영향
비트코인의 최근 부진은 지난 30일 동안 24%나 급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의 일부로 해석될 수 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선물은 7% 상승했지만, 금 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과 전통 시장 간의 추가적인 괴리가 발생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식 시장과의 30일 상관관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83%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욱이 비트코인은 현재 은과 구글의 시가총액을 모두 넘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거래 가능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미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가 지난 5일부터 11일 사이에 1만 3,39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했다는 소식 또한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블랙록(BlackRock)과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총 119만 BTC로,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6%에 해당한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의 공격적인 매수 행보가 최근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금 투자 옹호론자인 피터 쉬프와 같은 비평가들은 스트래티지의 평균 매수 가격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결국 손실이 발생하고, 차입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 자산 일부를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스트래티지가 자본 증가 한도를 주식 210억 달러와 부채 210억 달러로 두 배로 늘린 만큼,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안전자산 선호도 약화… 주식 시장에 유리한 거시 경제 환경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관련 소식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10만 5천 달러 부근에서 나타난 비트코인 약세의 가장 큰 이유는 전반적인 거시 경제 상황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 관세 유예는 주식 시장에는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하지만, 비트코인과 같은 희소성 자산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금 가격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 감소로 3.4%나 하락했다.
금은 일반적으로 미국 달러 지수(DXY)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DXY는 지난 12일 30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 감소하고, 3월 미결 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6.1%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가 나타난 것은 투자자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13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 10만 달러 아래로 하락하는 '기술적 매도'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5,000 달러 부근에서 주춤한 것은 희소성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낮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 합의의 직접적인 수혜자를 주식 시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관세 인하는 기업의 매출 증가와 잠재적인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 2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이 유입된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10만 달러 아래로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24%에 달하는 월간 상승률 이후에도 꾸준한 비트코인 수요는 개인 투자자들의 FOMO(Fear of Missing Out, 군중 속 심리적 불안감)보다는 기관 투자자들의 꾸준한 매수세를 시사하며, 이는 비트코인 가격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