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각) 투자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리게티의 3월 분기 매출은 15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310만 달러는 물론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26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35% 감소한 수치다. 영업 손실 또한 2,16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의 1,660만 달러보다 확대됐다.
이에 대해 리게티 경영진은 매출 변동이 분기별로 달라질 수 있는 이정표 기반 연구개발(R&D) 및 정부 계약의 불균형한 특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긍정적인 소식도 전해졌다. 리게티는 올해 미 공군으로부터 550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확보했으며, 영국 내에서도 3건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디웨이브 퀀텀(QBTS)의 공격적인 행보와 대조적으로, 리게티의 이번 1분기 재무 성적표는 회사의 사업 방향을 꾸준히 주시해 온 투자자들에게는 크게 놀랍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리게티는 상업적인 활용보다는 과학적 연구 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리게티는 2017년부터 클라우드 기반 양자 컴퓨터를 운영하며 다양한 정부 및 연구 기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특히 2023년에는 '더 광범위한 R&D 커뮤니티'를 지원하기 위해 9큐비트 노베라(Novera) 프로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리게티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자체 공장에서 모든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4월 초에는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양자 벤치마킹 이니셔티브 최종 후보에 아이온큐(IONQ) 및 한 민간 기업과 함께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비록 재정적 지원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는 리게티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된다.
DARPA의 이번 프로그램은 2033년까지 양자 컴퓨팅 기술이 유틸리티 규모의 운영, 즉 기술의 계산 가치가 구축 및 운영 비용을 초과하는 시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게티는 이번 선정으로 이정표 달성 시 최대 100만 달러 규모의 6개월 성과 평가 기간인 A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리게티는 소규모 순수 양자 컴퓨팅 기업뿐만 아니라 IBM,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과도 경쟁하게 된다.
한편, 리게티의 현금, 현금성 자산 및 매도 가능 투자액은 지난 4월 30일 기준으로 2억 3,77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의 2억 1,720만 달러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은 이러한 자금 확보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난달 대만 하드웨어 제조업체 콴타 컴퓨터(Quanta Computer)로부터의 투자를 꼽았다. 콴타는 전략적 협력 계약의 일환으로 리게티의 보통주 약 3,500만 달러를 매입했다.
다른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리게티 역시 구체적인 수익 창출 시점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수보드 쿨카르니 최고경영자(CEO)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몇 년 동안 연방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소에 양자 컴퓨팅 역량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쿨카르니 CEO는 "현재 R&D 단계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회사가 필요한 수의 프로젝트를 확보한다면 꽤 빠른 시일 내에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