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리플 XRP 소송 정보 삭제...암호화폐 업계서 온갖 추측 난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 랩스(Ripple Lab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관련 정보를 공식 웹사이트에서 전격 삭제하면서 암호화폐 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고 코인스피커 등 암호화폐 전문매체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수년간 지속된 이 소송은 암호화폐 규제의 분수령으로 여겨지며, XRP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의 증권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SEC의 이번 조치는 소송이 종결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행정적 업데이트일 뿐일까? 아직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고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조치를 두고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하고 있다.


2020년 12월, SEC는 리플 랩스가 XRP 토큰 판매를 통해 13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행위가 미등록 증권 판매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XRP가 증권법의 적용을 받는 증권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리플 랩스는 XRP가 증권이 아닌 디지털 통화라고 맞서며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이 소송은 미국 암호화폐 규제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고, 디지털 자산의 증권성 판단 기준을 둘러싼 논쟁에 불을 지폈다. 특히 XRP 투자자들은 소송 결과에 따라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며,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예의주시해 왔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는 훈풍이 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XRP 가격 상승을 견인했고, 리플 소송 역시 기각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됐다.

리플 랩스는 적극적인 법적 대응으로 SEC에 맞섰다. 2024년 후반, 법원은 XRP 자체는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며 리플 랩스에 부분적인 승리를 안겨줬다. 하지만 SEC는 즉각 항소를 제기하며 법적 공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SEC가 공식 웹사이트의 "소송 릴리스" 섹션에서 리플 소송 관련 정보를 삭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혼란이 가중되었다. 코인베이스 등 다른 암호화폐 기업과 관련된 소송 정보는 여전히 웹사이트에 남아 있는 반면, 리플 소송만 삭제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SEC가 소송에서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고 리플 랩스와의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면, SEC 내부의 행정적 오류일 뿐, 소송과는 무관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연방 법원 기록 시스템인 PACER(Public Access to Court Electronic Records)에는 리플 소송 관련 정보가 여전히 남아 있다. SEC 웹사이트에서 정보가 삭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PACER 기록을 통해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리플 랩스는 2025년 1월 23일, SEC의 항소에 대응하기 위해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리플 랩스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CEO)는 SEC의 항소를 "다른 결과를 얻으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비판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갈 의지를 분명히 했다.


SEC의 웹사이트 정보 삭제 조치는 암호화폐 시장에 여러 가지 의문을 던진다. 과연 이번 조치는 리플 소송 종결의 신호탄일까? 아니면 SEC의 새로운 전략일 뿐일까?

리플 소송의 향방은 XRP를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SEC가 소송에서 패소하거나 합의를 통해 소송을 종결할 경우, XRP는 증권이 아닌 디지털 통화로 인정받게 되고, 이는 다른 암호화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SEC가 항소심에서 승소할 경우, XRP는 증권으로 분류돼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XRP 가격 하락은 물론,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SEC의 리플 소송 웹사이트 정보 삭제는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야기했다. 소송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소송이 암호화폐 규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리플 소송의 최종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그 파장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