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티빙·웨이브 합병, 합병비율은 어떻게 결정될까

CJ ENM, 재무구조 개선·차환 등 집중...웨이브 2000억 CB 상환 부담

이성규 기자

기사입력 : 2023-12-04 15:47

출처: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출처: 뉴시스
티빙과 웨이브가 본격 합병 논의에 나선다. SK스퀘어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CJ ENM이 합병법인 비율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웨이브가 발행한 CB 상환 부담, 재무구조 개선, 합병법인 추가 지분 확보 등을 고려할 때 CJ ENM이 지분율 확보에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본격 논의 중이다. 적어도 이번 주 내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CJ ENM은 티빙 지분 41%,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분 36%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CJ ENM과 SK스퀘어는 각각 티빙과 웨이브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업계 경쟁 심화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합병 시너지는 분명하다. 가입자 수 증가와 콘텐츠 제작 원가 절감에 따른 적자 축소 혹은 중장기적으로는 흑자 전환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몇 가지 허들이 남아있다. 우선 웨이브가 지난 2019년 발행한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가 내년 11월 만기가 도래한다. 합병법인이 떠안아야 하는 만큼 이를 고려한 합병비율 결정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

단순 합병 기준 CJ ENM의 합병법인 지분율은 20% 수준이다. 프리 IPO 기준 티빙(1조8600억원)과 웨이브(1조4151억원)의 가치를 기준으로 하면 CJ ENM 지분율이 20% 중후반까지 오를 수 있다. 여기에 CB 상환이 논의된다면 CJ ENM 지분은 약 30%까지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CJ ENM이 20% 지분을 확보하는 것과 10%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과정에서 티빙과 웨이브의 재무적투자자(FI)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 양사 합병이 시장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라는 점은 이견이 없지만 이는 부차적인 문제다.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던 CJ ENM이 다소 긍정적으로 돌아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SK스퀘어가 자회사인 웨이브, 11번가 등 테크 기업들의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점은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CJ ENM은 2조원이 넘는 순차입금 개선을 위해 넷마블 지분(약 22%)을 담보로 한 교환사채 발행, 피프스 시즌 일부 지분 매각 등을 준비하고 있다. CJ ENM은 티빙과 웨이브 합병비율 결정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야 재무구조 안정성이 확보된다. 그만큼 합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CJ ENM은 올해 1월 3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4월에는 4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각각 발행했다. 1월 공모채 수요예측에서는 1700억원 규모로 진행했지만 무려 7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리면서 1300억원을 증액 발행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적자를 지속하는 등 신용등급 우려가 확대됐고 신용평가사들은 CJ ENM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내년 CJ ENM이 상환해야 하는 자금 규모는 2100억원이다. 만약 CJ ENM이 재무구조 개선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신용등급 강등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올해와 같은 공모 회사채 흥행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 2025년에도 3000억원 이상 상환을 앞두고 있어 CJ ENM은 주요 자산 매각과 이번 합병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합병비율은 CJ ENM에 유리한 쪽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웨이브의 FI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인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사 합병은 불가피한 선택이자 긍정적인 요소가 오히려 많기 때문에 합병 과정에서 큰 잡음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