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한앤컴퍼니, ‘루트로닉 공개매수가=경영권 프리미엄 동일가’ 새 지평선 열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의료기기 전문기업 루트로닉을 인수한 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루트로닉 오너가에 제시한 경영권 프리미엄 부여와 같은 금액을 공개매수가로 결정해 M&A(인수합병) 시장에 새로운 지평선을 열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통상 사모펀드나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의 오너가에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지분을 매입한 후 주가가 떨어지면 공개매수로 값싸게 주식을 사들이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나 오너가와 같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공개매수를 실시하기는 첫 번째 사례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루트로닉 소액주주들도 루트로닉 오너가와 같은 금액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되팔수 있게 됐고 이같은 사례가 확산되면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M&A 시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의 지분 100% 매입하는 관행이 국내에서도 정착화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앤컴퍼니는 9일 루트로닉 기존 최대주주인 황해령 대표가 보유하던 보통주와 우선주를 양수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양수도 계약에 따라 한앤컴퍼니는 루트로닉 주식 19.41%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한앤컴퍼니는 황 대표 보유한 보통주 512만2018주를 1주당 3만6700원에 매입했습니다. 보통주 매입가는 직전 3개월 동안의 가중산술평균주가 2만6649원에 비해 37.7%의 할증된 금액입니다.

한앤컴퍼니는 또 황 대표가 보유한 우선주 1만7000주를 5만2428원에 사들였습니다. 우선주 매입가는 직전 3개월 동안의 가중산술평균주가 3만7765원에 38.8%의 할증을 제공한 금액입니다.
한앤컴퍼니는 이어 루트로닉 잔여주식에 대해 공개매수를 추진하면서 황 대표가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받은 가격과 동일한 보통주 1주당 3만6700원, 우선주 1주당 5만2428원을 제시했습니다.

한앤컴퍼니가 매수할 예정수량은 보통주 2093만256주이며 전량 현금 지급되고 전환우선주식은 14만4680주로 보통주와 마찬가지로 전량 현금으로 지급될 예정입니다.


루트로닉의 이날 주가는 전일보다 4350원(13.68%) 오른 3만615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루트로닉의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낮은 데는 투자자들이 현금으로 받는데 다소 시일이 걸리고 장내와 달리 장외거래 시에는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 등 세금 부과를 고려해 매수가보다 약간 낮은 금액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앤컴퍼니가 루트로닉 인수에 투입하는 자금은 총 9570억원 규모입니다. 인수대금의 80%인 7656억원은 차입금을 활용하는데 이번 공개매수를 주관하는 NH투자증권에서 9000억원 규모 브릿지론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최소 고정금리는 6.5%입니다.

한앤컴퍼니는 공개매수로 최대 100%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트로닉의 공개매수는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며 NH투자증권이 주관을 맡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