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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 채’ 세제 혜택 줄인다…장특공제·종부세 개편 예고

부동산 과세 ‘주택 수’서 ‘가액·실거주’로…“집값 안정 효과는 미지수”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한성숙 국무총리가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한성숙 국무총리가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과세 기준이 ‘주택 수’에서 보유 주택의 합산가액과 실거주 여부 중심으로 바뀔 전망이다. 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는 대신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27일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끝으로 보름 동안 5차례 이어진 정부의 부동산 토론회가 마무리됐다.

정부가 준비 중인 세제 개편안과 부동산 종합대책이 토론회에서 제시된 방향대로 확정될 경우 문재인 정부 이후 유지돼 온 주택 수 중심의 부동산 규제 체계가 상당 부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주택 수보다 합산가액 중심으로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세제 분야의 가장 큰 변화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보유 주택 수에서 주택 합산가액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고가 아파트 주택,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고액 자산가가 다주택자보다 더 많은 세제혜택을 받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예를 들어 30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가진 사람이 10억원짜리 주택 세 채를 가진 사람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일정 가격 이하의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유지하거나 낮추는 대신 초고가·비거주 주택의 공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등을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다주택자에게 한시적인 매도 기회를 주는 방안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보유세 강화만 하면 안 되고 퇴로도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일정 기간 양도세 부담을 낮추거나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국세청장도 장특공제 개편 촉구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실거주 중심으로 재설계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행 제도는 양도가액 12억원을 초과하는 1세대 1주택에 대해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최대 40%, 합계 최대 80%의 공제율을 적용한다. 공제금액에는 별도의 상한이 없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최근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서울 초고가 주택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며 제도 개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국세청이 집계한 2024년 양도분 신고 통계에 따르면 전국 1세대 1주택 2만4816호가 받은 장기보유특별공제액은 총 5조320억원이다. 이 가운데 서울 소재 주택의 공제액이 약 4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강남 3구와 용산구의 공제액만 약 3조5000억원에 달했다.

공제액 상위 100가구 가운데 강남구 68가구, 서초구 19가구 등 서울에만 99가구가 몰려있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주택 한 채를 팔면서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공제받은 사례도 있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중산층의 공제 혜택은 보호하면서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공제 한도를 설정하거나 공제율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제 개편안에는 보유기간 공제를 축소하고 거주기간 공제를 확대하거나, 초고가 주택의 공제금액에 상한을 두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한성숙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한성숙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아파트 금융 지원…그린벨트 해제도 검토


공급 대책은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의 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는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건설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택지 지정, 인허가,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심사 등의 절차를 병행 처리해 착공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심의 공실 상가와 사무실, 지식산업센터를 주택으로 전환하는 사업에도 통합 심사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비아파트 건설자금 지원과 기업형 임대사업자 육성 방안을 금융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자금 저리 지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확대, 연립·다세대주택의 건축 기준 완화 등이 논의 대상이다.

수도권 일부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도 공급 카드로 떠올랐다. 김 장관은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필요하다면 일부를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경 훼손과 인근 지역의 땅값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종합대책에는 구체적인 후보지보다 해제 원칙과 기준만 담길 가능성이 있다.

재개발·재건축은 용적률을 일괄적으로 높이기보다 사업성이 낮은 구역에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인허가 기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기존 주택 철거가 한꺼번에 이뤄지면 단기적인 공급 감소와 주변 전·월세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고가주택 세금 규제만으로 집값 잡기 어려워”


정부는 다섯 차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세제 개편안과 부동산 종합대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다만 초고가 주택의 기준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폭, 다주택자 양도세 차등 적용 방식, 실수요자 대출 예외 대상, 그린벨트 해제 지역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주택 수 중심의 획일적인 규제에서 벗어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정책 목표와 효과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주택에 대한 규제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시도해 온 정책”이라며 “고가주택 보유세를 올리는 것만으로 고액 자산가들이 소유한 강남 주택의 가격을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 종합대책의 목적이 집값을 잡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어 정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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