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집값 억지로 낮추는 게 목표 아냐"...이 대통령, '부동산 시장 정상화'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집값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가격 통제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수요와 공급으로 왜곡된 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열고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당초 10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던 토론회는 참석자들의 발언과 토론이 이어지면서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1시 15분경에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정책 목표가 무엇인지 먼저 설정해야 한다’는 참석자의 발언에 “정책 당국자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제 생각은 억지로 가격을 낮추자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가격 목표를 정해놓고 수요와 공급을 억제하거나 조정하겠다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까운 것 아니냐”며 “시장 질서를 무시하고 가격을 통제해 낮추거나 높이는 것은 정책 목표가 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정상적인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잘못 형성되는 것을 막고 시장을 정상화하자는 것”이라며 “적정하고 정당한 수요·공급에 따라 만들어진 시장가격은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가 부동산을 보유하는 데 상응하는 사회적 부담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똘똘한 한 채’, 효율적 투기 기회 만들어”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규제를 피해 고가 주택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현행 정책의 부작용으로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며 “1가구 1주택을 보호하려다 비싸든 싸든 한 채를 똑같이 취급하면서 효율적으로 투기할 기회를 만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주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 구분하지 않은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며 초고가 주택에 어느 정도의 세 부담을 부과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로 집을 비운 경우까지 투기용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실거주’ 대신 ‘거주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며 “다른 사정으로 잠시 거주하지 못하는 주택은 실거주자와 같이 취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착공 가능한 사업부터 선별 지원”


공급 분야 발제를 맡은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주임교수는 실제 착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에 금융·세제 혜택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 교수는 “지금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공급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것”이라며 “인허가가 착공으로, 착공이 준공과 입주로 이어지도록 주택공급 파이프라인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지를 확보하고 인허가까지 마쳤지만 자금 조달 문제로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사업장을 우선 지원하되, 집값 상승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사업 여건과 착공 가능성에 따라 지원 수준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공 부문에는 민간의 공급 감소를 보완하는 ‘시장 조성자’ 역할을 주문했다. 공급량뿐만 아니라 무주택자가 부담할 수 있는 가격의 주택을 공급하고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주거 사다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한성숙 국무총리, 이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한성숙 국무총리, 이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사진=연합뉴스)


“비아파트 공급자 금융 구축해야”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비아파트 착공 감소의 원인으로 임대사업자를 위한 공급자 금융의 부재를 꼽았다. 현행 PF는 분양대금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구조여서 자금을 즉시 회수하기 어려운 임대사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채 대표는 “과거에는 전세보증금으로 토지비와 공사비의 일부를 충당할 수 있었지만 전세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며 “민간 임대 공급자를 위한 금융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지 않아 기존 비아파트 공급 체계가 사실상 와해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토지를 보유한 건설사업자가 임대주택보다 자금 회수가 빠른 분양주택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서도 공급자 금융과 세제 지원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대표는 “민간이 임대주택을 장기간 보유·운영할 수 있도록 금융과 세제 측면의 유인이 필요하다”며 “도심의 비주거용지와 유휴부지를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공급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다가구·다세대주택 중심에서 벗어나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에 준하는 비아파트를 공급해 수요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건축 총량 관리…저렴한 사업장 우선”


재건축 규제를 일률적으로 완화하면 강남권 고가 아파트 공급과 멸실주택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총량을 관리해야 한다”며 서울에서 연간 추진 물량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공공분양 비율이 높거나 분양가가 낮은 사업장부터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하면 강남 위주로 재건축이 진행돼 비싼 아파트만 공급될 수 있다”며 “순차적인 사업 추진으로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정 지역만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현행 제도가 오히려 시장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 규제를 달리 적용하면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규제지역 제도를 폐지하고 전국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어떤 지역은 규제하고 다른 지역은 규제하지 않는 방식은 인접 지역으로 투기 수요를 이동시키는 등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며 “규제지역을 아예 없애는 것이 오히려 공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