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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대란’ 우려…전세가격 3.3㎡당 2300만원 돌파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29주 연속 상승
임대 수요 아파트 집중…집값 하락 기대감에 전세 수요 증가
전세가율도 5개월째 상승…역전세난 우려는 ‘기우’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9개월 만에 평당(약 3.3㎡) 2천3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 인근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9개월 만에 평당(약 3.3㎡) 2천3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 인근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집값은 점점 떨어지는 데 전셋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급증하는 전세 수요보다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전셋값이 일주일 단위로 오르면서 서울 양천구 한 단지는 올 초 대비 수억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역전세난을 걱정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전세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12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3.3㎡당(평당) 전세 평균가격은 2308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3.3m²당 2300만원선을 넘은 것은 지난 2월 2329만원을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이다.

평당 전셋값은 지난 7월 2245만원까지 내려갔지만, 8월 2253만원으로 상승 전환한 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전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세 매물은 빠르게 소진되고 전셋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모습이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역시 지난 7월부터 5개월째 오름세를 이어 가면서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우려가 컸던 역전세난은 쓸데없는 걱정거리가 됐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 역시 지난 7월 50.9%를 기록한 후 오름세가 이어지며 지난달에는 51.6%까지 상승했다. 특히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년 만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예상되면서 전세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예고하듯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9주 연속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 강남 권역에서는 강서구가 1.48%를 기록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영등포(1.45%), 강동(1.18%), 송파(1.13%) 등 순으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강북 권역은 용산이 전월보다 2.98% 올라 서울 전체 지역 가운데 가장 상승 폭이 컸고 성북구도 2.13%를 기록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실제 일부 아파트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서구 한강타운 아파트 전용면적 84㎡ 전세는 지난 10월 3억 6750만~4억 99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지난 5일 올해 2월 이후 최고가인 5억 2000만원에 거래됐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4단지(전용면적 108㎡)는 지난 10월 7억~8억원대 거래된 이후 지난달 말부터 8억8000만원~9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반등은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역전세 해소를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 용도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작됐다.

또 전세 사기 여파로 주택 임대 수요가 아파트에 집중된 데다, 집값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선 주택 매매 수요까지 전세로 몰리면서 수급불균형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 1만921가구로 예상된다. 올해 3만2795가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지난 2011년 2만336가구보다도 절반가량 줄었다.

입주 물량이 급감으로 청약 경쟁률은 치솟고, 전셋값이 오르면 주거 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고금리의 장기화로 내년 주택 매매가격은 2.0% 하락하고,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하면서 전셋값은 2.0%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 7월 전세보증금 반환 용도의 특례대출을 개시로 임대인의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 전환됐다”며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1만여 가구로 급감하면서 전세 가격 상승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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