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편의점당 매출이 증가했다고 점주의 소득까지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상품 매입원가를 비롯해 임차료, 인건비, 전기료, 카드 관련 비용, 폐기·할인 비용 등이 빠지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매출 규모가 아니라,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 점주 실제 수익이 얼마인지가 중요하다.
편의점 업태의 장점은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접근성이다. 그러나 24시간 영업에는 인건비와 전기료라는 비용이 따른다. 특히 심야 매출이 충분하지 않은 점포라면 낮은 매출을 위해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 소비자의 편리함 뒤에 있는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간편식과 신선식품은 편의점의 핵심 상품으로 성장했지만, 판매되지 않으면 폐기 부담이 발생한다. 상품 구색을 늘리면 매출 기회는 커지지만, 재고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본사가 새로운 상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점주에게 실제 이익이 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본사는 물류와 상품기획, 브랜드, IT, 마케팅 등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가맹점의 지속가능한 사업성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신규 점포 확대보다 업태 경쟁력과 상권 분석을 정교화하고 기존 점포와 과도한 경쟁을 막아야 한다. 상생은 구호가 아니라, 점포 손익으로 증명해야 한다.
모든 손실을 가맹점 본부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 예비 점주는 예상 매출만 볼 것이 아니라 임차료와 인건비, 폐기율 등 실제 비용을 계산해야 한다. 자신의 상권과 운영 능력을 냉정하게 판단하지 않고 출점했다면, 경영 실패의 책임까지 본사에 떠넘길 수는 없다.
GS25와 CU가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양강 구도는 규모가 경쟁력이 된다. 많은 점포는 구매력과 물류 효율, 데이터 확보에 유리하다. 그러나 본사에는 규모의 경제가 개별 점주에게는 인근 경쟁점포 증가라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규모가 누구에게 이익인지 따져봐야 한다.
정부가 편의점의 성장률과 점포 수만 봐서는 안 된다. 가맹계약에서 예상 매출과 실제 수익, 비용 구조, 상권 중복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경쟁을 억누르기보다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공정한 경쟁과 점포의 사회 공익적 역할을 고려한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제 ‘점포당 매출’만의 ‘생산성 평가체제’는 부족하다. 실제 영업이익과 인건비 부담, 폐기율, 재고회전율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매출을 높이기 위해 상품을 계속 늘렸는데 폐기와 인건비가 더 증가한다면, 그것은 생산성 향상이 아니다. 많이 파는 것과 많이 남기는 것은 다르다.
편의점은 식품과 생활용품을 넘어 배달, 뷰티, 건강상품까지 취급하며 슈퍼마켓·외식업·H&B스토어와도 치열하게 경쟁한다. 소비자에게는 편리하지만, 상품이 늘어날수록 재고와 운영 부담도 커진다. 본사는 ‘팔 수 있는 상품’보다, ‘팔고도 이익이 남는 상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본사가 전국 단위 데이터를 가진다면 점주에게도 점포를 판단할 정보가 필요하다. 시간대별 매출과 상품별 판매량, 폐기율 등을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전국 평균만 믿지 말고, 자기 상권의 특성을 읽어내야 한다. 본사의 시스템과 점주의 현장 판단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편의점은 이미 단순한 소매점이 아니다. 공공요금 수납과 ATM, 택배, 간편식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 인프라가 됐다. 하지만 소비자 편의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점주의 비용 부담만 커져서는 곤란하다. 생활 인프라라면 비용과 편익도 합리적으로 함께 나눠야 한다.
본사는 성장의 과실을 점주와 공유하고, 점주는 자신의 경영 판단에 책임져야 한다. 정부는 그 사이에서 공정한 거래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어느 한쪽만 희생하는 구조로는 지속이 가능한 산업이 어렵다. 진짜 상생이라면 점포당 수익·비용·폐기·노동 부담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편의점 출점 경쟁은 새로운 국면이다. 중요한 것은, 5만 개라는 숫자가 아니라, 점포 하나하나의 수익성이다. 본사는 외형 성장만 좇지 말고, 점주는 매출을 이익으로 착각해서도 안 된다. 소비자 편의와 본사의 성장, 점주의 생존이 함께할 때 편의점의 성장은 사회적 가치가 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