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 '잃어버린 20년', 예금보다 못한 성적표
시장은 벌써 '이천스닥'을 꿈꾸지만 지난 20년간 코스닥이 보여준 성적표는 냉혹하다. 코스피 대형주가 60% 넘는 기록적 상승률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동안 코스닥의 보폭은 그 절반 수준인 32.49%에 머물렀다. 동기간 미국 나스닥의 폭발적 성장과 비교하면 사실상 ‘정체된 20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연 3% 복리 예금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은 투자자들의 냉소적 반응을 이끌어낸다. 부진의 핵심은 본업의 경쟁력을 상실한 채 유동성에 기생하는 '좀비 기업'들이다. 만성 적자 상태인 상장사들이 반복적인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연명하며 주주 가치를 희석해온 행태는 지수의 발목을 잡는 거대한 족쇄가 되었다.
■ 5대 고질병과 '시장 동맥경화'
특히 기업 수 증가에 비해 퇴출 기전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은 시장의 자정 능력이 상실됐음을 보여준다. 규제 당국의 관리 매너리즘 속에 부실의 잡초가 무성해졌고, 이는 결국 대외 변수나 특정 종목의 기술 논란 하나에도 지수가 맥없이 주저앉는 허약한 체질로 고착화됐다.
■ '질적 구조조정'이 이천스닥의 전제 조건
다행히 변화의 물결은 시작됐다. 정부는 부실기업이 넘쳐나는 시장에는 미래가 없다며 강력한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오는 7월 예고된 퇴출요건 강화와 상폐 절차 단축은 시장 정화를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다.
다만 부실을 솎아내는 ‘채찍’만큼 우량 혁신 기업을 붙잡을 ‘당근’도 절실하다. 유망 기업들이 성장의 결실을 보기도 전에 코스피로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장기 보유 주주 세제 혜택과 연기금 벤치마크 내 비중 확대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병행되어야 한다.
■ 체질 개선 없는 성장은 신기루일 뿐
매크로 환경은 우호적이다. 유동성이 다시 성장주로 유입될 조건은 갖춰졌다. 하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 오른 지수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과 같다. 코스닥이 진정한 '혁신의 요람'으로 거듭나려면 환부를 도려내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숫자에 취해 축배를 들기보다 메스를 들고 체질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