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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말에야 고개 든 코스닥, '코스피 2군' 오명 벗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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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부 장기영 기자
코스닥이 연말에 극적인 반등을 보였다. 지난해 말 678.19에서 이달 29일 기준 932.59를 기록하며 37.51% 상승해 시가총액이 500조 원을 넘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분명 호재지만 이 성적표를 성급하게 '코스닥의 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왜일까?
2025년 증시는 철저히 대형주 중심으로 흘렀다. 코스닥의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상반기와 하반기 초반 30% 초반에 머물렀으며, 6월과 7월에는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자의 관심과 자금은 코스피 대형주와 ETF에 집중됐고, '성장주 시장'이라던 코스닥의 정체성은 흐릿해져 갔다. 실제로 6월 2일부터 11월 말까지 코스피는 45.55% 올랐지만 코스닥은 24.28%에 그쳤다. 과거 엔씨소프트·네이버·셀트리온 같은 우량 기업들이 코스닥을 떠나 코스피로 이전하는 바람에 코스닥은 사실상 '코스피 2군'이라는 오명까지 안아야 했다.

분위기의 전환, 그 배경에 '정책'


변화는 연말에 들어서며 시작됐다. 11월 거래대금 비중이 35%로 반등했고, 12월에는 44%까지 높아졌다. 연중 저점과 비교하면 12%포인트 이상의 회복이다. 더 주목할 점은 이 변화의 원동력이다. 2023년 코스닥 강세가 개인투자자 중심의 테마주 과열이었다면, 2025년 말의 상승은 '정책과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라는 구조적 신호에 가깝다.

지난달 28일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종합대책 발표 소식이 나오자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26일 877.32에서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932.01로 6.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90%를 큰 폭 웃돌았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정책의 핵심은 분명했다. 코스닥본부의 독립성 강화, 상장·폐지 구조 재설계, 기관투자자 진입 여건 개선, 투자자 보호 강화. 즉, 상장 문턱은 낮추되 부실 기업에 대해서는 퇴출을 신속히 하겠다는 방향성이었다.

구조적 변화의 신호, 하지만 과제는 여전


정부의 정책 신호가 시장을 움직였다는 점 자체는 의미 있다. 개인투자자 의존도가 높던 시장에 기관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연기금이 코스닥 지수를 활용 기준으로 반영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코스닥의 수급 구조는 본격적인 변화를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긍정만으로 현황을 읽기는 어렵다. 기관 자금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정책 수혜 가능 기업을 중심으로만 제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정책 효과도 단기간에 가시화되기보다는 시간차를 두고 나타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이 코스피로 옮겨가려는 점은 상징적이다. 여전히 우수한 기업들이 코스닥을 떠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의 구조적 과제들인 종목 쏠림 현상, 개인투자자 의존 구조, 상장과 퇴출 과정에 대한 시장 신뢰 회복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코스닥 900선은 하나의 숫자일 뿐이 아니다. 그것은 시장에 던져진 질문에 가깝다. 올해의 반등이 일회성 상승에 그칠지, 아니면 구조적 회복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답은 내년, 정책의 실행력과 자본 수급의 흐름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의 신뢰가 만들어낼 것이다. 정부의 의지가 현실의 변화로 어떻게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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