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셈이다. 제련 등 가공 단계만 놓고 보면 중국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희토류는 반도체 등 제조업과 첨단 군사 장비 제조에 필수 광물이란 점에서 무기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중국이 14나노 이하 반도체 칩에 사용하는 희토류 수출에 대해 사례별 승인을 요구한 이유다. 외국 기업의 희토류 생산이나 공급망 확보를 억제하려는 의도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금수(禁輸) 조치에 100% 관세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로 대응했다.
사전 통보도 없었던 데다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게 만드는 조치란 이유에서다.
양국의 대치로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 중 관세 협상 타결 가능성도 낮아졌다.
지난달 양국 정상 간 통화에서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던 분위기와 180도 달라진 모양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유화 메시지를 낸 게 다행일 정도다. 양국은 지난 4월 서로 100% 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보복전을 벌이다가 고위급 협상 이후 소강상태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정상회담 직전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에 나서면서 향후 글로벌 무역 갈등의 양상도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참에 중국에 대두 수출을 늘리려던 미국으로서는 강공만 펼치기도 힘든 입장이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양국의 물밑 접촉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
양국 정상이 자존심 대결로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지도록 만들어선 곤란하다. APEC 회의 주최국인 한국도 양국 간 협력을 촉구할 수 있어야 한다.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하면 세계 무역질서의 파괴와 함께 한국 경제의 앞날도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