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산층이 빠르게 확대되는 데다 젊은 인구의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아세안 지역의 산업 지형도 의류와 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베트남 북부 박닌성과 말레이시아 페낭에는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이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을 정도다.
미국 기업도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이곳에 진출해 있다.
아세안 지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23년 기준 2300억 달러 규모다. 글로벌 FDI가 둔화되는 가운데 기록한 사상 최고 기록이다.
대(對)아세안 FDI의 약 70%는 싱가포르 몫이다. 이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순이다.
아세안 시장에 대한 투자가 느는 배경에 ‘중국 플러스 원’ 전략이 자리한다.
트럼프 행정부도 아세안 국가를 통한 우회나 환적 수출 상품에 4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아세안 간 삼각 협력 전략을 짜내야 할 상황이다. 한-미-아세안 간 투명한 원산지 통관 추적 시스템 사업을 미국에 제안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국에 원산지 단속 비용을 줄여주고 집행 효율성을 높여주는 만큼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미 상무부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 철회로 중국 내 반도체 생산설비의 고도화가 불가능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생산라인 재배치를 도울 수도 있다.
특히 에너지 전환은 한국·미국·아세안 삼각 협력의 대표 아이템 격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원전과 에너지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설계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시공 및 기자재 공급에 특화된 한국 간 협력 시너지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대형 원전뿐 아니라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송배전 디지털화 솔루션을 결합한 맞춤형 패키지를 만드는 방안도 적극 고려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