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향후 25년간 400GW로 원전 용량을 늘리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도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와 중국·러시아와의 경쟁을 고려한 조치다.
유로권 10여 개국도 탈원전 정책을 폐기했다.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최근 벨기에와 덴마크 등도 이런 흐름에 가세했다.
유럽 국가들이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거리를 두던 원전을 다시 건설하는 이유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와 AI용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원전 26기를 운영하는 나라다. 지난해 발전량 595.6테러와트시(TWh) 중 원전 비중은 188.8TWh다. 원전이 전체 발전량의 31.7%로 가스(28.1%)·석탄(28.1%)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1971년 상업용 원전 가동을 시작한 이후 유럽에서도 설계 인증을 받을 만큼 기술력도 갖췄다. 지금 당장 원전을 지을 거면 한국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블룸버그의 평가까지 나왔을 정도다.
한국이 원전 수출 호기를 잡은 셈이다. 2023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준공에 이어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입찰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원자력 기업인 프랑스 EDF를 제친 것은 큰 성과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EDF의 반발도 한국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꺾을 수 없다.
한국형 원전의 경쟁력은 발전사와 건설사 그리고 정부와 금융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 구조다. 국가 단위의 팀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고객을 상대하는 셈이다.
전기의 시대에 걸맞게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