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지난 9월 0.5%p 인하에 이은 조치다.
물가상승률이 2%대로 안정된데다 고용시장도 안정적이란 이유에서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던 시장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의 공약을 실행하려면 물가 상승을 용인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한·미 간 기준금리 차가 1.75%p에서 1.5%p로 좁혀진 만큼 한국은행도 여유 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환율은 우리 경제의 최대 불안 요소다. 달러당 원화 환율은 대선 직후 1404원까지 상승한 뒤 고공 행진 중이다.
관세 인상과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인건비와 물가를 높일 게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연준도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렵고 이게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3분기 성장률 충격과 수출 둔화로 인해 달러당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이란 진단까지 내놓는 이유다.
연준의 이번 금리 결정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경기순환을 바꾸기 힘들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미국 경제는 2020년 4월을 저점으로 55개월째 확장 국면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소비가 둔화하면서 내년 미국 경제는 낮아질 게 분명하다.
미국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9% 정도다. 소비 부진은 기업의 매출과 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기업이 고용을 줄이면 소비를 다시 줄이는 악순환 고리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월가에서 오는 12월 FOMC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논리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근접해가는 상황에서 기업과 가계에 큰 부담을 지우면서 4% 후반대의 기준금리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파월 연준 의장도 트럼프의 재집권과 상관없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한다는 원칙을 밝힌 상태다.
트럼프 당선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지만 경기순환을 우선하는 통화정책은 타산지석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