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경기둔화와 내수시장 부진이 심각하다. 치킨집·편의점 등 자영업자 휴폐업은 20년 사이 최고 수준이다.
역대 최고로 치솟은 중소기업 파산 건수도 바닥 경기가 불황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국세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한 사업자는 98만6487명이다. 1년 전보다 11만9195명 증가한 수치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최다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도 19%인 563만6000명이다.
자영업의 휴폐업을 보여주는 게 공실률이다. 수도권 신도시 집합상가 공실률은 10%대다. 남양주 다산의 경우 14.5%에 이른다. 인천 영종의 상가 공실률은 24.2%다.
실물경기에 민감한 요식업체는 고물가로 손님 구경도 하기 힘든 상태다. 배달 서비스도 고물가에 수요가 감소하긴 마찬가지다.
서울시 상권분석 통계를 보면 올해 2분기 외식업종 폐업 점포가 6290곳에 달했을 정도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앱에 밀려난 탓이다.
지지옥션 자료를 보면 10월까지 경매에 나온 수도권 상가 7196건 중 낙찰에 성공한 사례는 1393건(19.3%)에 불과하다. 전국 상가 경매 낙찰가율은 6개월 연속 50%대다.
상가가 안정적인 월수입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히던 5년 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수익 악화로 문 닫는 편의점도 늘어나는 추세다.
법원 통계를 보면 3분기 말 파산신청 법인은 1444건으로 1년 전보다 19% 늘었다.
카드론은 바닥 경기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다. 8개 주요 카드사의 올 상반기 할부카드 수수료는 1조1037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상반기 할부 결제 이용액도 69조9347억원으로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웠다. 게다가 4대 은행의 중소기업 연체도 3분기 말까지 47.8%나 늘었다. 한계 중소기업이 10곳 중 4곳에 이를 정도다.
사상 최대 불황인 바닥 경기는 내년에도 좋아지기 힘들다는 게 더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