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세계 경제를 변화시키는 중이다.
알파벳과 아마존·애플·MS·메타가 지난 1년간 늘린 시총만 2조 달러 규모다. 시장에서는 연간 40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대하는 셈이다. 애플의 연간 매출과 맞먹는다.
올해 100억 달러로 예상하는 MS의 AI 매출과는 꽤 거리감 있는 수치다. AI가 세상을 바꿀 기술이란 데에는 모두 동의하는 이유다.
하지만 실물경제에 대한 AI 기술의 영향력은 미미한 편이다.
실제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를 보면 지난 2주간 AI를 사용한 기업은 5% 정도다. 향후 6개월 동안 AI를 사용하겠다는 비중도 6%에 불과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술자들조차 챗GPT를 사용하는 비용으로 월 20달러를 지불하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캐나다의 경우 지난 1년간 상품 제작이나 서비스에 AI를 활용한 기업이 6%였다.
데이터 보안이나 편향된 알고리즘 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는 게 이코노미스트 최근 호의 진단이다.
거시경제 지표를 봐도 AI 기술로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증거를 찾기도 힘들다.
전 세계 AI 중심지인 미국의 경우 시간당 생산량은 2020년 이전 추세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생산성 급증의 조짐도 없는 상태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기업들이 AI 투자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다른 기업에 판매하려고 AI 제품 개발에 투자한 기업을 제외하면 기업들의 AI에 대한 투자는 예상보다 미미하다.
미국 S&P500 대상 기업 중 기술 대기업을 제외하면 올해 투자 지출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 10개 중 1개 정도만 AI 투자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늘릴 수 있다는 확신을 못 가진 모양새다. 인구 감소에 대비한 자동화 기술이나 교육 서비스 등 AI 기술의 활용처는 많다.
AI 투자는 국가 간 기술 격차로 이어진다는 점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