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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속으로] '슬램덩크'의 후예, 혹은 그 이상의 것

투믹스 대표 김성인

기사입력 : 2016-11-07 12:42

여러분은 겨울 스포츠하면 무엇이 떠오르나? 의외로 나는 농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프로 농구 시즌이 늦가을에 시작해 겨울 한철을 보내기 때문이다. '슬램덩크' 못지 않게 어마어마한 인기를 구사했던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겨울에는 자주 농구 코트를 찾곤 했다. 지금도 농구장 근처 노점에서 팔았던 호떡과 어묵이 가끔 그립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겨울의 초입에 들어선 지금, 농구 웹툰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화 독자들에게 '농구'하면 떠오르는 것을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슬램덩크'를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슬램덩크'라는 작품이 갖고 있는 상징성의 크기가 거대하다. 농구 만화를 넘어 스포츠 만화, 그리고 장르를 뛰어넘어 만화라는 대분류 안에서 1990년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후 숱한 학원 농구 만화가 태어났지만 독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들에게서 '슬램덩크'의 향수를 찾곤 했다. 실제로 지금도 많은 독자들은 농구 만화를 보면서 '슬램덩크'와 비교하는 댓글을 달곤 한다. "'슬램덩크' 이후 최고의 농구 만화다"라는 칭찬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의식했든 의식하지 않았든 농구를 소재로 하는 만화가들은 '슬램덩크'와 비교당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나 역시 '슬램덩크' 이후 모든 농구 소재 만화가 '슬램덩크'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슬램덩크'의 후예들이랄까? 그렇지만 오해는 마시라. 늘 그렇듯이 그 이상의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부터 그 후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스켓이미지 확대보기
바스켓

바스켓

투믹스에 연재 중인 금보 작가의 '바스켓'은 정통 학원 농구 만화의 공식을 착실하게 따르고 있는 작품이다. 남루한 실력에 신체조건도 좋지 않지만 농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주인공 노일번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러나 농구부는 어떤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풍비박산이 난 상황, 강압적인 선배들은 장애물이 된다. 그러나 이기적이지만 뛰어난 실력을 가진 또 다른 주인공 우이한이 합류하고 노일번의 열정이 꽃을 피우면서 농구부가 다시 희망을 되찾아가게 된다.

만화적 과장보다 현실적인 내용으로 스토리텔링을 설정한 작가의 선택이 작품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농구선수이면서 평범한 고등학생으로서의 삶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아 전반적으로 풋풋한 청춘 스포츠 만화의 정석을 보여준다.

크로스오버이미지 확대보기
크로스오버

크로스오버

탑툰에서 연재 중인 MONNMONN작가의 '크로스오버'는 독특하게도 태국 고등학교 농구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왜냐하면 작가가 태국인이기 때문이다. 태국인 작가가 한국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하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태국 고등학생의 삶을 엿볼 수 있어 굉장히 이국적인 분위기가 난다.

화제성 만큼이나 수준급의 작화 실력과 뛰어난 스토리텔링도 매력적이다. '크로스오버'는 타이와 탄이라는 쌍둥이 형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위 '타이탄 형제'라 불리우는 이들은 중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고등학생들을 꺾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 하지만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형제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동생인 탄은 키가 190에 육박하면서 신체적인 능력을 갖추게 됐지만 타이는 키가 크지 않았던 것. 그래서 감독의 눈 밖에 나게 되면서 쫓기듯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절망 속에 빠진 타이는 농구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나 키가 작은 농구선수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인 '크로스오버'를 무기 삼아 다시 코트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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훕스

훕스

코미코에서 연재 중인 턴오버 작가의 '훕스'는 여러모로 '슬램덩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흑백톤의 유독 두드러진 펜선이 강조된 작화풍과 농구 자체에 대한 열정, 배경이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바뀌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슬램덩크'에서 느꼈던 감동과 희열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해는 금물이다. '훕스'는 '슬램덩크'와는 전혀 다른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이 그렇다. 어느 누구 하나 농구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지 않은 인물이 없다. 화려함 만을 좇지 않고 묵묵히 고통스러운 훈련을 감내한다. 오히려 주인공인 이성현이 농구를 포기하려고 한다. 엄청난 실력을 가진 유망주였지만 과거 큰 부상을 당해 코트를 떠났기 때문이다. 이후 평범한 대학생의 삶을 택하지만 기어코 코트로 다시 돌아온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가 농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인 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대놓고 NBA 오타쿠임을 드러낸 작가의 생생한 농구 상식도 수준급이다. 농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누구나 매력을 느낄 작품이다. 다만 여성 캐릭터의 역할이 불분명해 그저 들러리로만 느껴진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튄 공이미지 확대보기
튄 공

튄 공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되고 있는 이삼 작가의 '튄 공'은 길거리 3대3 농구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사실 이 작품은 정식 농구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길거리 농구의 세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기 보다는 주인공 세 인물이 왜 길거리 농구를 하게 됐는지, 또 어떻게 이들이 팀이 됐는지 그 과정과 세밀한 심리묘사가 주된 내용이다.

강변의 낡은 길거리 코트에서 모이는 이들의 과거와 거기에 따른 트라우마, 그리고 그 극복 과정을 천천히 흐르는 시냇물처럼 담담하게 그려낸다. 고3, 아직 꿈도 많고 좌절도 많은 청춘의 세 사람이 비록 정식 농구는 하지 못하게 됐다고 하더라도 길거리 농구라는 대안이 있다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작가는 진정한 희망이 무엇인지 수더분하게 그려낸다.

성인과 미성년자의 경계에 있는 젊은이들의 불안한 삶을 링에 맞고 튀어나온 '튄 공'에 비유한 것처럼 그렇다고 그 공이 다시 링에 들어가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결국 자기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주는 작품이다.

투믹스 대표 김성인
사진없는 기자

투믹스 대표 김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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