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렌터카 점유율 45.32%…전업 렌터카사 43.08% 앞서
중고차값 하락 땐 매각손실 확대…국토부 포함 건전성 점검 요구
중고차값 하락 땐 매각손실 확대…국토부 포함 건전성 점검 요구
이미지 확대보기캐피탈사의 자동차 렌탈 한도 완화 논의를 두고 규제 완화에 앞서 잔존가치(RV)와 반납차량 매각손실 등 렌탈자산의 건전성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회사(캐피탈사)의 자동차 렌탈 취급한도인 '본업비율'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본업비율은 캐피탈사의 렌탈자산 평균잔액이 본업인 리스자산 평균잔액을 넘지 못하도록 한 제도로, 2005년 자동차 렌탈을 부수업무로 허용하면서 도입됐다.
하지만 제한이 유지된 상황에서도 캐피탈사의 렌터카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업계 집계 기준 여전사가 보유한 렌터카는 본격 진출한 2010년 약 2만7000대에서 지난해 약 55만7000대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 내 비중도 이미 전업 렌터카사를 넘어섰다. 연합회가 등록대수 상위 30개사를 집계한 결과 올해 7월 말 캐피탈사의 시장 점유율은 45.32%로 대형 전업 렌터카사 43.08%를 웃돌았다. 2021년 말 이후 금융사 등록 차량이 37.5% 늘어나는 동안 전업 렌터카사의 증가율은 7.9%에 그쳤다.
렌터카업계는 이처럼 빠르게 늘어난 렌탈자산이 향후 중고차 가격 하락을 견딜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장기렌터카는 계약 종료 시점의 예상 차량가치인 잔존가치를 높게 잡을수록 월 렌트료를 낮출 수 있다. 대신 실제 반납차량의 매각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지면 그 차액은 고스란히 손실로 남는다.
고객이 계약기간 동안 렌트료를 정상적으로 납부해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할부·대출과도 성격이 다르다. 가격 경쟁을 위해 잔존가치를 과도하게 높이면 당장은 낮은 렌트료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지만, 계약 만기 이후 반납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쏟아지고 시세가 하락할 경우 매각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
최근 중고차 시장 상황은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고차 수출액은 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56.8% 감소했다. 지난해 88만5000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중고차 수출 역시 올해는 50만대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로 빠져나가던 물량이 국내 시장에 남으면 중고차 가격을 추가로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
해외에서는 잔존가치 하락이 실제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2008년 미국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의 중고차 가격이 급락하자 포드 금융 자회사는 당시 2분기에만 리스자산 21억달러를 손상 처리했다. GM 계열 GMAC도 7억1600만달러를 손상 처리했고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은 미국 내 신규 리스를 중단했다.
전기차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 미국 렌터카업체 허츠는 중고 전기차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24년 초 전기차 약 2만대를 매각하기로 하고 2억4500만달러의 추가 감가상각을 반영했다.
캐피탈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지 않고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렌탈자산에서 손실이 커질 경우 조달 여건과 본업인 할부·대출 사업에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연합회는 이에 따라 본업비율을 완화하기 전에 캐피탈사별 계약 잔존가치율과 실제 반납차량 처분가격의 차이, 매각손익과 손실률, 차종별 중고차 가격 민감도 등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중고차 가격 추가 하락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와 자본적정성 영향도 점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렌터카업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국토교통부 소관이라는 점에서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진행돼 온 논의에 국토부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업 규제뿐 아니라 렌터카 산업의 경쟁 구조와 소비자 영향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연합회 관계자는 "렌터카 회사의 경쟁력이 아니라 잔존가치를 높여 잡아 만든 렌트료 인하가 몇 년 뒤 소비자의 금융 부담으로 돌아와서는 안 된다"며 "경쟁의 확대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경쟁의 건전성"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