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형제 책임경영 본격화…사업별 전문성 강화 속 그룹 전체 시너지 시험대
인적분할·대규모 투자 이후 성과 검증…전문가들 "자본 배분·재무건전성 중요"
인적분할·대규모 투자 이후 성과 검증…전문가들 "자본 배분·재무건전성 중요"
이미지 확대보기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의 인수합병(M&A)으로 키운 사업을 3형제 책임경영 체제로 재편하면서 수익성과 기업가치가 새 평가 기준으로 떠올랐다. 사업별 전문성과 그룹 차원의 협력을 함께 확보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8월 인적분할과 인사를 통해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방산·조선·우주·에너지를, 김동원 부회장이 금융을, 김동선 사장이 테크·라이프를 맡는 구도를 구체화했다. 테크·라이프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로 분리됐으며 나머지 사업군은 존속 ㈜한화에 남았다.
한화는 1월 인적분할 추진 당시 사업 중복 해소와 책임경영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당시 "한화의 기존 사업구조를 보면 크게 중복된 사업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런 구조를 분리해 각자 전문적으로 맡기는 방식이라면 경영 효율성이나 집중도 측면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방산·조선은 장기 투자와 수주, 금융은 자본건전성과 이익, 테크·라이프는 신사업 투자와 기존 사업 수익성이 중요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각 사업군의 전문성을 높이고 의사결정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며 "책임경영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권한뿐 아니라 성과에 대한 책임도 명확하게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월 우주발사체 상업화와 국방 인공지능(AI) 등에 28조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계획을 공시했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연결 순이익 9045억원을 기록했으며 해외 종속법인 합산 순이익은 1030억원이었다. 한화M&S는 2030년까지 설비투자·연구개발(R&D)·M&A에 4조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방산·조선은 수주를 생산성과 이익으로 연결해야 하고 금융은 해외사업의 이익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테크·라이프는 반도체 장비·로봇 투자와 유통·서비스 사업의 현금창출력을 함께 증명해야 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채비율과 잉여현금흐름을 통해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적분할은 사업구조를 나눴지만 형제 간 소유관계를 완전히 분리하지는 않았다. 기존 주주들은 존속·신설법인 주식을 분할 비율에 따라 배정받았다. 김동선 사장은 지난 12일 약 1285억원 규모의 한화M&S 주식 공개매수를 발표했다. 예정 물량을 모두 확보하면 지분율은 5.81%에서 24.81%로 높아진다. 기존 주주의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어서 회사로 신규 자금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김용진 교수는 "다각화를 통해 시너지가 난다는 믿음이 오랫동안 받아들여져 왔지만, 전문화를 통해 경쟁력과 성장성을 높이는 것이 주주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지주회사 설립만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독자적인 성장 전략과 수익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별 독립경영에도 공통 기술·해외 영업망·인재를 함께 활용할 여지는 남는다. 황 교수는 "그룹 차원에서 협력할 분야와 독립적으로 경쟁할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선 사장의 지분 확대 추진과 별개로 계열사의 투자·거래에 대한 이사회 감독도 필요하다. 황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오너 일가의 역할 분담을 넘어 이사회 중심의 견제와 책임경영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것이다"며 "대규모 투자나 계열사 간 거래는 독립적인 이사회가 객관적으로 심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한화의 다음 100년은 사업 규모를 얼마나 키우느냐보다 각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그룹 전체의 자본과 역량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최유경·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