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양극재 10t 중 8t이 LFP…글로벌 출하 비중 77% 폭증
양극재 85%·전구체 90% 중국산…美 공장 돌려도 공급망 규제 발목
양극재 85%·전구체 90% 중국산…美 공장 돌려도 공급망 규제 발목
이미지 확대보기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사들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중저가 전기차를 겨냥해 미국 생산 라인을 LFP로 전환하고 있지만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는 중국산으로 채워야 하는 구조다. 미국의 탈중국 규제로 세액공제 혜택은 받기 어려워지고, 수익은 가격을 올리는 중국 소재사가 가져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SNE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LFP 양극재 출하량은 524만t으로 전년 대비 51%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양극재 시장에서 LFP 비중은 77%에 이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올 상반기 북미 ESS 배터리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시간·테네시 공장을, 삼성SDI가 인디애나 합작공장을 LFP·ESS용으로 전환하고 SK온도 북미 대응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문제는 원료 공급망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파시안공창·GM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LFP 양극재의 85%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며 상위 10개사 점유율이 77%에 이른다. 1위 후난위넝(28.2%)을 비롯해 1~5위가 모두 중국 업체다. 원료인 인산철 전구체는 90% 이상, 탄산리튬 정제 능력도 70%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
이런 소재 종속은 미국 통상 규제와 충돌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중국 등 우려국 지분이 25% 이상인 광물·부품을 쓰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와 보조금에서 배제(FEOC 규정)한다. 내년부터는 핵심광물(PMP)의 북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조달 비중 요건이 80%까지 오른다. 국내 셀 3사가 미국 공장에서 LFP 배터리를 조립해도 중국산 양극재를 쓰는 순간 AMPC를 받지 못하거나 25% 안팎의 관세를 맞을 수 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전략산업분석실장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도 광물 의존도가 높았지만 LFP 양극재는 사실상 중국이 전 과정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미국에 LFP 공장을 지어도 탈중국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는 NCM보다 까다로워 투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소재 기업들은 가격 결정권까지 쥐고 있다. 글로벌 1위 후난위넝은 원재료 부담과 공급 부족을 이유로 지난달 LFP 제품 가격을 t당 2000위안(약 38만 원) 올렸다. 일부 고밀도 제품은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가 완제품을 팔아도 정작 마진은 가격을 올린 중국 소재사가 가져가는 구조다.
국내 소재사들도 양산 채비에 나섰다. 엘앤에프는 SK온과 3년간 1600억 원 규모 고밀도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고,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배터리사와 내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19만t 이상의 LFP용 양극재를 공급하는 합의를 했다. 에코프로비엠도 내년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내수와 정부 지원으로 효율을 끌어올린 중국산과의 단가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당 8~10달러인 중국산 대비 국내산 초기 단가는 12~15달러로 30~50% 비싸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LFP 시장에서는 치명적이다.
정경윤 KIST 본부장은 "중국은 내수와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저원가 대량 양산 체계와 공급망 통합을 이뤄왔다"면서 "원료부터 소재 설계, 셀 제조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와 원천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덕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