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허브서 확인한 AS 변화…부품비·정비시간 낮추고 투명성 강화
필랑트까지 이어진 제품·서비스 개선…'비싸고 불편한 르노' 인식 변화
필랑트까지 이어진 제품·서비스 개선…'비싸고 불편한 르노' 인식 변화
이미지 확대보기르노코리아가 오랫동안 따라붙던 '부품값이 비싸고 정비가 불편하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서비스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호남권 허브인 남광주 정비사업소가 그 변화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광주 남구 송암공단에 자리한 르노코리아 남광주 정비사업소. 정비동 안에서는 일반 점검 차량과 사고 수리 차량이 오갔고, 한쪽에서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를 다룰 수 있는 고전압 정비 인력이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과거 일부 르노삼성 차량은 해외 부품 의존도가 높고 구조가 복잡해 소모품 교체와 수리 시간이 길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최근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를 중심으로 차량 정비성과 부품 국산화, 서비스 접근성을 함께 손보고 있다.
호남권 허브서 확인한 르노코리아 AS 변화
남광주 정비사업소는 광주광역시 내 11개 르노코리아 서비스 거점 가운데 고난도 정비를 맡는 종합정비 거점이다. 광주와 전남·전북 지역 서비스망과 연계해 일반 정비부터 사고수리, 판금·도장, 고전압 배터리 교체까지 수행한다. 다른 거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작업을 지원하는 허브 역할도 맡고 있다. 르노코리아 사내 기술인력 인증등급인 COTECH와 EM 자격을 갖춘 정비사도 근무한다.
현장에는 프론트와 일반정비, 판금·도장, 부품 등 16명의 인력이 근무한다. 상당수가 기존 직영 광주사업소 등에서 경험을 쌓은 숙련 인력으로, 사업소 측은 핵심 정비 인력의 평균 경력이 20년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사고수리는 월 70대가량을 처리한다. 이는 단순히 지역 사업소 한 곳의 처리 능력을 넘어 르노코리아가 지역 단위에서도 고난도 작업을 받아낼 수 있는 서비스 기반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르노코리아는 전국 365개 애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와 146개 부품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부품 공급률은 93%이며 2025년 기준 전체 서비스 네트워크의 84%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정비에 대응한다. 차량 등록대수 대비 정비 네트워크 수는 국내 상위 3위권이다. 소비자 사이에 남아 있는 '르노는 서비스망이 부족하다'는 인식과 실제 네트워크 규모 사이에는 간극이 있는 셈이다. 접근성 개선이 곧 AS 인식 개선의 출발점이라는 판단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남광주 사업소는 이 같은 네트워크가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필요한 부품은 인근 대리점에서 빠르게 공급받고, 다른 서비스 거점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작업은 남광주가 지원한다. 개별 사업소의 경쟁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르노코리아가 지역 정비망을 허브 방식으로 연결해 대응 범위를 넓히는 구조다.
가격·과정 모두 공개…'깜깜이 정비' 줄인다
서비스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국산차 최초로 주요 부품 가격 정찰제를 도입해 부품값과 공임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My Renault(마이 르노) 앱에서는 정비 예약과 온라인 견적, 점검 리포트를 확인할 수 있다.
남광주 사업소에서는 부품 교체가 필요한 경우 작업 전후 사진을 고객에게 보내고 승인을 받은 뒤 정비를 진행한다. 현장에서 소개된 고객 후기 가운데는 다른 정비소에서 즉시 교체를 권유받았던 부품을 점검한 뒤 "조금 더 운행해도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는 사례도 있었다. 사업소가 강조하는 '투명한 정비'가 과잉 정비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특정 정비사를 다시 찾는 고객이 늘면서 전담 정비사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수리가 끝난 뒤 담당 정비사가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만족도를 확인하고, 평일 방문이 어려운 고객은 야간·주말 키드롭 방식의 '케어서비스 24/7'을 이용할 수 있다. 2시간 이내 당일 정비가 가능한 네트워크를 예약하는 '패스트 트랙', 사진과 영상으로 차량 상태를 확인하는 '보이는 프리미엄 점검', 동일 부위에서 같은 문제가 재발하면 무상 재정비하는 정비품질 보증도 르노코리아 전체 서비스 체계에 포함돼 있다.
남광주 사업소의 고객 만족도는 2025년부터 올해까지 95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6 KICA 한국소비자산업평가 광주 남구 자동차종합정비업 부문에서 2년 연속 우수 업체로 선정됐고, 2025년 르노코리아 Network Award에서도 남서지역 우수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남광주의 의미는 한 사업소의 수상 실적보다 르노코리아가 추진하는 서비스 개선 방식이 지역 현장에서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AS 인식 개선의 접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정비하기 쉬워진 신차…필랑트가 이어갈 변화
서비스센터에서 확인한 변화는 차량 자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는 주요 부품 모듈화와 정비 접근성 개선을 통해 작업 시간을 줄였다. 필랑트의 에어컨 필터는 조수석 글러브박스 안쪽 나사 두 개만 풀면 교체할 수 있을 정도로 구조가 단순해졌다. 남광주 사업소 측에 따르면 같은 엔진오일을 사용하는 조건에서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의 엔진오일·필터 교환 비용은 아르카나보다 약 30% 낮다.
필랑트는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된 르노의 글로벌 플래그십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다. 최고출력 250마력(ps)의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과 공인 복합연비 15.1킬로미터/리터(km/L),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과 주파수 감응형 댐퍼를 갖췄다.
차량의 주행감각을 만드는 과정에도 공을 들였다. 넥센타이어는 필랑트용 신차용(OE) 타이어를 개발하며 르노코리아와 1년 이상 승차감과 핸들링, 소음·진동 등을 조율했다.
르노코리아는 필랑트 출시 이후 원격 진단을 도입하고 R:ASSURE 프리미엄 케어 솔루션을 통해 주요 소모품 관리까지 묶었다. 신차의 상품성을 높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비성, 유지비, 서비스 접근성까지 함께 개선하겠다는 방향이다. 제품 경쟁력 개선과 판매 이후 서비스 체질 변화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남광주에서 확인한 변화가 전국 서비스망으로 확산될수록 르노코리아가 오래 안고 있던 '비싸고 불편한 AS'라는 인식도 달라질 가능성이 커진다. 부품 가격과 정비시간을 낮추고 작업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변화가 지역 현장에 안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필랑트까지 제품 변화가 이어지는 만큼, 서비스까지 함께 바꾸려는 움직임이 브랜드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