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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버러로 본 항공우주산업 재편…방산·공급망·민군 겸용기술 중요성 부상

방산 비중 절반으로 늘어…민항과 융합형 생태계 조성 필요
양측 시장 폭발적 수요에 생산 병목 심화…전략적 공급망 관리 화두
빅테크 진입 가속…하드웨어·소프트웨어 아우르는 통합 역량 승부처
지난 2024년 7월 영국 판버러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4년 7월 영국 판버러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항공우주산업의 재편 흐름이 올해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방산 수요 확대와 공급망 병목 속에서 생산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술 경쟁의 범위도 소프트웨어 영역까지 넓어지고 있다.
세계 주요 항공우주기업이 집결하는 판버러 국제에어쇼가 20일(현지시각) 영국 판버러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참가 기업은 1600여 개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전시에서 방산 관련 기업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해 통상 40% 안팎이던 비중을 웃돌았으며 인공지능(AI)과 딥테크, 금융 분야 기업의 참가도 큰 폭으로 늘었다. 주최 측은 글로벌 안보와 첨단기술·AI, 공급망을 올해 행사의 핵심 주제로 내세웠다.

방산 비중 확대는 유럽의 재무장 선언과 지정학적 불안에 맞춰 전투기와 항공엔진, 무인체계 수요와 투자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김광옥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최근 방산 시장의 폭발적인 확대는 일시적인 수요 충격이 아니라 각국이 안보와 공급망 자립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강화하면서 나타난 구조적 변화”라며 “앞으로 항공우주산업은 민항과 방산이 기술·부품·인력·생산설비를 공유하는 융합형 생태계로 변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발적인 수요를 소화할 생산능력의 한계는 가장 무거운 화두로 지목됐으며 주최 측은 이에 따라 공급망 회복력과 제조 규모 확대, 협력업체 혁신을 주요 의제로 제시하고 급증하는 생산 수요에 대응할 방안을 다루는 별도 세션을 편성했다.

과거 대규모 상업용 항공기 수주에 집중하던 항공기 제작사 보잉도 기조를 선회했다. 스테파니 포프(Stephanie Pope) 보잉 상용기 부문 최고경영자는 행사 개막을 앞두고 주문잔고가 충분한 만큼 신규 계약 발표보다 항공기 생산 확대와 공정 안정화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민항은 엔진과 부품 공급난으로 쌓인 주문잔고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방산 역시 생산설비와 협력사 기반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급 병목의 주요 원인은 엔진·항공전자장비·전문인력이며, 엔진은 제작 기간이 긴 데다 기존 운항 기종의 정비·보수·운영(MRO) 수요까지 겹쳐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단순한 설비 증설을 넘어 핵심 부품 협력업체를 육성하고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전략적 공급망 관리가 납기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기술 경쟁의 범위가 완제기 밖으로 넓어지는 흐름도 판버러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행사에는 AI와 딥테크 기업들의 참가가 늘었고, 주최 측역시 AI 기반 설계와 무인 플랫폼, 통합 센서, 지능형 제조를 주요 첨단기술로 제시했다. 항공우주산업의 부가가치가 기체와 엔진 중심의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서비스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교수는향후 가장 유망한 분야는 ·무인 복합체계와 위성 기반 감시·통신 네트워크 이라며앞으로 항공우주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하드웨어 자체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역량에서 결정될 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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