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원주의로 완성된 세련된 외관
모던 럭셔리 감각의 고급 실내
절제된 스포티함 담은 주행 질감
모던 럭셔리 감각의 고급 실내
절제된 스포티함 담은 주행 질감

벨라의 첫인상은 단연 ‘환원주의’다. 과도한 장식을 걷어내고 단순함 속에서 세련미를 끌어낸 외관은 군더더기 없는 조형미를 뽐낸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차체 라인, 슬림한 LED 헤드램프, 그리고 매립형 도어 핸들이 조화를 이루며 우아함과 미래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전한다. SUV임에도 불구하고 쿠페처럼 날렵한 비율을 만들어내는 점은 벨라만의 개성이다.

실내는 ‘모던 럭셔리’라는 말이 그대로 구현됐다.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한 계기반과 센터 콘솔, 11.4인치 커브드 터치스크린은 단순하면서도 품격 있는 공간을 완성한다. 버튼을 최소화한 인터페이스는 깔끔하면서 직관적이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과 공기 정화 기능이 더해져 장거리 주행에서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한다. 2열 좌석은 넉넉하고 트렁크 공간도 충분해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
시승차인 벨라 P400 다이내믹 HSE에는 3.0리터 직렬 6기통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돼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6.1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5.5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은 SUV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다. 엔진 회전 질감은 매끄럽고, 고속 영역에서도 힘이 끊기지 않고 이어져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모드에 따라 성격은 극명하게 달라진다. 에코 모드에서는 정숙하면서도 효율적인 주행을 보여주고,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배기음이 살아나며 묵직한 토크가 발끝을 자극한다. 변속기는 부드럽지만 반응은 빠르고, ZF 8단 자동변속기의 완성도가 돋보인다.
벨라의 주행 질감은 ‘절제된 스포티함’으로 정의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을 지향하지만 코너에 들어서면 예상보다 단단한 차체와 정교한 스티어링이 안정감을 준다.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 상태에 맞춰 차고를 자동으로 조절하며 고속 주행 시 차체를 낮춰 안정성을 높인다. 도심에서는 부드럽게, 교외의 와인딩에서는 묵직하고 단단하게 대응하는 능력은 벨라가 패밀리 SUV를 넘어 드라이버 SUV로 불릴 만한 이유다.

뉴 레인지로버 벨라는 단순히 ‘예쁜 SUV’로 머물지 않는다. 세련된 절제미 속에 숨겨둔 강력한 심장, 그리고 여유로운 주행 질감은 럭셔리 SUV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여기에 안락한 실내와 첨단 편의사양까지 갖춘 벨라는 패밀리 SUV와 퍼포먼스 SUV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2박 3일간 벨라와 함께한 시간은 ‘우아하면서도 강력한 SUV란 이런 것’이라는 확신을 남겼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