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시장 내 부정적 여론 커 유증 계획 수정
기습 유증 결정을 두고 주주들 소통 부족했다고 비판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무엇이 가장 이슈인가 되짚어"
전문가들 "자본시장이 우려하는 바를 알고 대응했어"
기습 유증 결정을 두고 주주들 소통 부족했다고 비판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무엇이 가장 이슈인가 되짚어"
전문가들 "자본시장이 우려하는 바를 알고 대응했어"

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지난달 20일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 유증 계획을 발표한 지 19일 만이다. 앞서 회사는 유럽 방위비 증가와 자주국방 추구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유증을 결정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기존 주식 가치 희석 우려에 주가가 급락했다. 주주들은 유증 외 회사채 발행 등 다른 자금조달 방법도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소통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한화에너지싱가폴·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보유한 한화오션 7.3%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한 것을 두고 "승계 작업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주주들에게 부당하게 전가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후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김승연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화 지분을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고 발표했지만 논란을 불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총괄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무엇이 가장 이슈인가' 되짚어보게 됐다"면서 "유상증자 규모가 너무 컸던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존 계획을 바꾸면서까지 유증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이 크게 늘어나며 방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글로벌 초일류 종합방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기회를 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안 사장은 4년간 방산, 조선·해양·에너지 분야에 총 11조원을 투자해 2035년까지 연간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발표는 자본시장이 우려하는 바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향으로 발표하는 노력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상증자가 경영권 승계용이라는 우려를 털기 위해 김 회장은 상속세·증여세 부담에도 지분 증여라는 '정공법'으로 대처한 만큼 유상증자 문제와 관련해 재계에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본다"고 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제3자 배정 증자를 가정한 증자 계획 구조 변경으로 그룹의 지분율이 상승하면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김정희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