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 생산·기술·서비스 복합시설 조성
"현지화로 북미 전력 솔루션 허브 키울 것"
통상 불확실성 대비…반덤핑 관세도 영향
"현지화로 북미 전력 솔루션 허브 키울 것"
통상 불확실성 대비…반덤핑 관세도 영향

구 회장은 15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배스트럽시에서 개최한 ‘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 준공식에서 “이번 투자는 LS일렉트릭의 해외 매출 비중 70%, 미국 4대 전력기업이라는 목표의 첫 출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면적 4만6000㎡ 부지에 건물 연면적 약 3300㎡ 규모로 조성된 배스트럽 캠퍼스는 생산과 기술, 서비스를 아우르는 북미 사업의 복합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LS일렉트릭은 2023년 해당 부지·부대시설을 확보해 건물 증축, 리모델링 등을 진행하고 생산 설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구 회장은 “(배스트럽 캠퍼스를) 생산 시설 확충은 물론 현지 인력 채용으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북미 전력 솔루션 허브로 키워가겠다”면서 “미국 전역에 생산·기술·서비스 인프라를 촘촘하게 확장해 제품과 솔루션은 물론 공급 체계와 서비스까지 사업 밸류체인 전 분야에서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스트럽 캠퍼스 운영과 구 회장의 추가 투자 구상은 미국 관세 정책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했지만, 한국의 경우 다음 주 한·미 통상당국 간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 영향권에 다시 들 수 있다.
다른 전력업계 경쟁사와 달리 부족했던 대미 투자도 구 회장의 결단 요인으로 분석된다. LS일렉트릭은 이달 초 변압기 제품을 대상으로 16.8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는 통보를 미국 상무부로부터 받았다. 반면에 경쟁사인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의 제품은 관세를 부과받지 않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해온 데다 지난 1월 1850억원을 추가 투자해 2026년까지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효성중공업도 멤피스에서 운영 중인 초고압변압기 공장의 생산 용량(캐파)을 늘리기로 했다.
LS일렉트릭은 올해부터 현지 빅테크 기업 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중·저압 전력기기와 스위치 기어(배전 시스템) 등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나아가 이번 배스트럽 캠퍼스와 유타주 시더시티에 위치한 배전 시스템 생산 자회사 ‘MCM엔지니어링Ⅱ’를 양대 거점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LS일렉트릭은 북미 시장에서 제품 생산과 현지 맞춤형 서비스 제공, 현지 기업들과 기술 협력 등을 해나가기 위해 북미 시장에 진출한 뒤 처음으로 ‘캠퍼스’ 형태의 시설을 갖췄다”면서 “향후 과감한 투자를 통한 생산 기반 구축은 공급 안정성 확보뿐만 아니라 점점 심화되는 수입 규제와 관세 리스크 대응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