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가 지난달 13일 부터 한달여간 치열하게 이어온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14일 종료된다. 영풍 연합은 기존 발표대로 매수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경영권 방어에 나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매수 가격 인상과 물량 확대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에서 거듭된 가격 인상으로 자금 부담이 커진 만큼 이에 따른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 연합의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14일 오후 3시 30분 마무리된다. 지난달 공개매수를 발표한 이후 31일 만이다. 영풍 연합은 주당 고려아연은 66만원, 영풍정밀은 2만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같은달 26일 75만원, 2만5000원으로 가격을 한 차례 올린 이후 최 회장 측이 83만원, 3만원으로 공개매수에 돌입하자 같은 가격으로 높이며 맞불을 놨다. 9일에는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물량은 고려아연의 경우 전체의 14.61%, 영풍정밀은 43.43%다.
경영권 분쟁에서 매수 기간, 세금 등을 고려했을 때 유리한 위치에 있던 것은 영풍 연합이었다.
하지만 균열이 생겼다. 11일 최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들고 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고 물량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매수가는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인상됐고 물량은 320만9009주에서 362만3075주 늘렸다. 영풍정밀은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393주7500주에서 551만2500주 정정했다. 투자자들이 더 높은 가격과 많은 물량을 제시한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 커진 것이다. 고려아연은 "국내외 기관투자자 전체와 개인 대부분은 고려아연 청약이 더 이득"이라고 했다.
다만, 공개매수 결과에 상관없이 이번 분쟁으로 인한 부작용은 있을 전망이다. 양측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자금을 차입을 통해 마련한 만큼 재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양측 모두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지나치게 많은 자금을 사용했다"면서 "승자의 저주가 확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