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기판 아닌 실리콘웨이퍼에 RGB 유기물 증착하는 첨단기술
기술 상용화 성공시 확장현실(XR) 기기용 패널 주도권 확보할 듯
기술 상용화 성공시 확장현실(XR) 기기용 패널 주도권 확보할 듯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이 선보인 애플비전프로를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개발을 결정한 RGB 마이크로 OLED가 사실상 확장현실(XR) 기기에 적용되는 화이트-OLED(W-OLED) 기술보다 한층 더 진보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14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장비개발업체를 통해 마이크로 OLED용 증착장비를 발주했다. 증착장비는 OLED 패널에 RGB 화소를 만드는 공정으로, 유리기판을 사용하는 기존 OLED와는 달리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하는 방식이다.
이런 증착방식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레도스(OLEDoS'라고 불린다. 또한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OLED 앞에 '마이크로'라는 말을 덧붙여 구분하고 있다.
기존 유리기판이 아닌 실리콘 웨이퍼에 유기물을 증착하는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장비가 필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장비업체에 새로운 장비발주를 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주목할 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RGB 화소를 직접 증착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 기술은 현재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다. 가장 진보된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는 애플비전프로마저 W-OLED에 컬러필터를 붙이는 방식으로 RGB를 구현했다.
이처럼 상용화되지 않은 RGB 마이크로 OLED 기술을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하려는 것은 더 얇고, 더 선명하면서도, 더 큰 OLED 패널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실리콘 웨이퍼에 직접 RGB 유기물을 증착하는 만큼 추가적인 컬러필터가 필요 없고, 크기 역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개발을 위한 첫발도 뗀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말인사를 통해 최주선 사장 직속으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팀을 꾸린 상태다. 지난 5월에는 미국 내 마이크로OLED 원천기술 업체인 이매진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RGB 마이크로 OLED 기술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디스플레이업계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애플이 애플비전프로를 통해 XR기기 시장의 문을 열었고, 삼성전자와 구글, 중국 빅테크업체들도 XR기기 시장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업체들 역시 XR기기용 디스플레이 공급을 위한 채비에 한창이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W-OLED 기반 제품생산에 이미 나선 상태다. 일본의 소니는 이미 애플비전프로에 마이크로 OLED 제품을 공급 중에 있으며, 중국의 BOE는 2019년부터 8인치 마이크로 OLED를 양산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XR기기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오는 2028년 1억39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