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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시장 정체, 삼성·SK하이닉스 수요처 확보 고민

불황 탓, 향후 2~3년 후의 美 반도체 시장 전망에 부정적 인식 고조
칩스법 대응도 중요하지만 “물건 팔 곳이 없는데 왜?” 회의감 커져
미국 반도체 교역액 950억달러로 커졌지만. 중국의 5분의 1불과
공급망 재편 더딘 가운데 고객사 집중된 중국 시장 포기 주저

채명석 기자

기사입력 : 2023-03-15 07:00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반도체 수요처 확보 방안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 정부가 시행하는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칩스법) 이슈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칩스법 혜택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정작 생산한 제품을 사가는 고객이 없다면 미국 진출의 의미가 없다는 게 이들 기업의 솔직한 생각이다.
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투자 여건과 관련해 수요 시장에 대한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 투자를 개시하면 공장이 완공되는 1~2년 내의 시장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아시아 시장보다 미국 내 시장 전망을 그리 좋지 않게 보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경기 불황으로 기존 고객도 제품 구매를 줄여 재고가 사상 최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신규 수요처도 미비한 미국에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의 국가별 수출입 통계를 살펴보면, 미국의 반도체 교역액(HS 8542 기준)은 지난해 950억2400만 달러였다. 2010년대 600억~700억 달러대를 유지하던 교역 규모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시작된 반도체 공급망 재편 작업 덕분에 2021년과 지난해 각각 950억 달러대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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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애초 미 정부가 의도한 만큼의 성장을 이뤘다고는 볼 수 없다는 반응이다.

완제품 제조업체의 자국 투자 상황이 인플레이션 및 경기 불황으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비교하면 과연 미국이 반도체 패권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22년 기준 중국의 반도체 교역액은 5725억500만 달러로 미국보다 약 5배 많다. 이 중 수출액은 1550억 달러대인 반면, 수입은 4170억 달러대로 절대적으로 많다. TSMC를 중심으로 대미 투자에 적극적인 대만의 교역액도 2411억1400만 달러(2022년 1~11월 누적액)로 미국보다 2배 이상 많다. 대만은 수출액(1682억200만 달러)이 수입액(800억7600만 달러)보다 훨씬 많다. 대만과 한국(교역액 96억8800만 달러)의 반도체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다.

중국 이탈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해도 여전히 반도체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기업은 중국에 몰려 있다.

심지어 바이든 정부가 강력한 대중 수출 제재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은 약 94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약 516억 달러)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미국 내 반도체 업체들조차 중국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생태계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 정부는 하이테크 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생산기업을 끌어들이고, 이를 사용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도 미국 투자를 유도해 궁극적으로 중국을 산업 공급망에서 제외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국제 분업화가 이뤄져 자연스럽게 제조업 공급망 체제가 중국을 중심으로 구축된 것을 미 정부가 인위적으로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의 반도체 수요가 월등히 많은데, 굳이 규모의 수요처를 갖추지 못한 미국에 투자하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하지만 미국 시장의 전망이 부정적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실제 진출한다 해도 현지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수출해야 하는데, 가장 큰 손인 중국 수출에 대한 미 정부의 제재와 견제가 갈수록 커져 제한받는 것도 미국에 대한 회의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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