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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활기 넘치는 현대삼호重, 영암 앞바다 LNG운반선으로 꽉찼다

극저온 유지해야 하는 LNG화물창, 설비시공기술은 국내 조선사가 최고
2025년까지 향후 3년치 일감 수주완료…일손부족에 정부차원 지원 필요

영암=서종열 기자

기사입력 : 2022-10-05 07:47

전라남도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 사진=한국조선해양이미지 확대보기
전라남도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 사진=한국조선해양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은 그야말로 활기찼다. 70만평(약 231㎡)에 달하는 광활한 조선소 도크와 안벽에는 20여척에 달하는 건조 중인 선박들이 물샐 틈 없이 들어차 있었다. 인근 기자재업체들에서 받은 대형 선박 블록들이 운반차 위에 실린 채 넓은 산업단지 도로와 조선소 야드를 오갔고, 골리앗크레인들도 쉴 새 없이 굉음을 내며 블록들을 배 위로 올려댔다. 한때 수주절벽 위기에 몰렸던 조선업이 부활의 뱃고동을 울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9월28일 전남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를 찾았다. 호황기를 넘어선 슈퍼 사이클을 맞은 조선업을 살펴보기 위해 현대삼호중공업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대불산단의 입구는 그야말로 광활했다. 편도 4차선, 왕복 8차선에 달하는 넓은 도로의 끝에 현대삼호중공업이 자리했다. 도로가 이처럼 넓은 것은 인근의 기자재업체들에서 만든 선박 블록들을 운반차에 실어 이동시키기 위해서다. 울산과 거제·통영에서는 이런 도로가 없어 해상크레인과 배를 통해 블록을 이동시키지만, 영암에서는 직접 운반차를 통해 블록을 옮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방문 전 인근의 기자재업체를 먼저 찾았다. 기자재업체는 조선업종의 전방산업인 만큼 이곳의 온도가 곧 조선소의 활기로 직결된다.

방문한 업체는 선박의 해치커버 등을 제작하는 마린텍이었다. 입구에서부터 쇠를 태우는 냄새가 진동했다. 공장 내부에서 용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조선업계의 경기도 좋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주평노 마린텍 대표는 "현대삼호중공업의 물량 외에도 울산과 거제에서도 일감을 보내고 있다"면서 "몇 년 만에 일감태풍을 맞았지만, 일손이 부족해 작업량이 수주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마린텍을 나와 산단도로 끝으로 이동하자 언덕아래 위치한 현대삼호중공업이 등장했다. 입구에서도 거대한 운반차가 이동하고 해상크레인이 굉음을 내며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지난 9월28일 현대삼호중공업의 조선소 야드에서 골리앗크레인들이 육상건조를 통해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사진=영암 서종열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9월28일 현대삼호중공업의 조선소 야드에서 골리앗크레인들이 육상건조를 통해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사진=영암 서종열 기자

이날 방문한 현대삼호중공업은 안벽(선박을 해안에 안전하게 접안시키도록 만든 구조물)에서 3척, 육상 건조장에서 2척이 건조 중이었다. 육상 건조공법은 맨땅에서 선박을 건조한 후 배를 해상 플로팅도크로 옮겨 선박을 건조하는 방식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육상 건조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건조 중인 배는 모두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이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가 LNG운반선에서 나오는데, 올해의 경우 수주금액인 78억달러(19척) 중 55%인 44억달러 정도가 LNG운반선 건조대금이다. 이승환 현대삼호중공업 상무는 "2025년까지 3년치 LNG운반선 수주량을 모두 채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크로 나가 건조 중인 LNG운반선도 직접 살펴봤다. 해당 선박은 그리스 알파가스에 내년 4월 인도될 예정인 17만4000㎡ 규모의 초대형 LNG운반선으로, 현재 LNG화물창 건조가 진행 중이다.

LNG화물창은 액체로 바꾼 천연가스를 채워 운송하는데, 운송과정에서 영하 163라는 극저온을 유지해야 한다. 온도유지가 실패하면 기체로 변할 수 있고, 기화과정에서 부피도 600배나 팽창할 수 있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9월28일 자체 개발한 LNG화물창 용접로봇을 공개했다. 용접로봇은 LNG화물창 내 스테인리스 주름판을 플라즈마아크용접을 통해 연결해 LNG화물창의 기밀성을 높여준다. 사진=영암 서종열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9월28일 자체 개발한 LNG화물창 용접로봇을 공개했다. 용접로봇은 LNG화물창 내 스테인리스 주름판을 플라즈마아크용접을 통해 연결해 LNG화물창의 기밀성을 높여준다. 사진=영암 서종열 기자

도크와 선박을 연결하는 철제사다리를 통해 화물창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 높이만 30m에 달하는 만큼 실내는 무척 넓었다. 이곳에는 향후 5만여톤(t) 규모의 LNG가 실리게 된다. 내부는 철제 덕트들이 화물창 벽을 향해 빼곡하게 설비돼 있었다. 화물창 내벽을 만들기 위해서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설명에 따르면 LNG화물창은 먼저 초고성능 후판으로 만든 스테인리스 주름판으로 바깥을 감싸고, 내부에 방열우레탄폼으로 채운 후, 다시 유리섬유 막으로 후처리까지 해야 건조작업이 끝난다. 이중 주름판과 주름판을 연결하는 플라즈마아크용접 기술과 방열우레판폼 시공기술이 LNG화물창 건조기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바로 이 부분이 한국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이라고 자신했다. 조상선 멤브레인 공사부 책임은 "중국 조선업체들이 대규모 설비와 인력을 투자해 국내 조선업체들을 추격하고 있지만, LNG화물창 건조 기술은 하루아침에 확보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면서 "2차 방벽 전문 시공 노하우를 지난 숙련공과 표준화된 고도의 시공능력을 보유한 만큼 중국과는 10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LNG화물창 건조에는 통상 석 달 정도가 소요된다. 이후 정리작업까지 포함되면 선박 한 척당 5개월의 건조기간이 소요된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계는 LNG화물창 설비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원천기술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GTT에 현재 척당 100억원 정도를 로열티로 내야 해서다. 이미 결과물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외 발주업체들과 글로벌 선사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처지다.

일손부족도 아쉬운 대목이다. LNG운반선 수주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일손부족으로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한 관계자는 "일감이 몰리고 있지만 정작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가 외국인쿼터제 확대 등에 나섰지만, 종합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영암=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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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서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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