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교섭 첫 목표로 ‘인적분할 저지’ 내걸어
국민연금 직접 설득…임시주총 부결 추진
고용안정·책임경영 대책 부재에 반발
국민연금 직접 설득…임시주총 부결 추진
고용안정·책임경영 대책 부재에 반발
이미지 확대보기26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이하 노조)은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와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을 진행했다. 이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공동교섭 추진 방안도 발표했다.
노조는 이날 인적분할 반대 입장과 공동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하고 회신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후에도 사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인적분할에 앞서 경영 쇄신과 책임경영 방안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1일 회사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적분할은 인공지능(AI)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AI 중심 플랫폼 사업과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등 버티컬 사업을 분리하고 각 사업에 맞는 성장 전략과 투자 체계를 구축에 나선다.
노조는 인적분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고용 문제도 쟁점으로 제기했다. 향후 구조조정이나 매각·합병, 분사, 사업 이관 등이 발생할 경우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인적분할 발표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 본사 임직원 대부분은 고용조건 그대로 카카오AI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은 카카오X에 속하는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조는 정 대표가 '대부분'이라고 표현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전까지 카카오가 직원들의 의견 없이 일방적인 인사를 진행해 왔다는 점도 고용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경영 책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날 노조는 카카오와 계열사 경영진이 인적분할을 빌미로 책임경영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인적분할 발표 당시 '옥상옥'으로 불리는 CA협의체를 없애겠다고 밝혔지만, 카카오AI와 카카오X가 사실상 해당 역할을 대신하는 것 아니냐는 게 노조 측 시각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교섭에도 나선다. 첫 번째 목표는 인적분할 저지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분할의 문제점을 주주와 시민들에게 알리고 그 힘으로 카카오의 인적분할 임시 주주총회에서 부결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인적분할과 같은 특별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한 주주총회 특별결의에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카카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약 24%로 이들 지분만으로는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 때문에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다른 주주들의 찬성표도 필요하다.
노조는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인 국민연금을 직접 만나 인적분할 반대를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개인주주와 시민들에게도 분할의 문제점을 알릴 예정이다. 인적분할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승인에 필요한 찬성표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적분할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가 공개한 인적분할안에는 노조가 이전부터 요구했던 책임경영과 기업 쇄신 등의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향후 관련 요구가 반영될 경우 사측과 다시 논의할 여지는 열어뒀다.
카카오는 이날 노조의 인적분할 반대와 공동교섭 선포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경영권 승계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카카오의 대주주 중 하나인 케이큐브홀딩스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아들과 딸이 근무하고 있다. 서 지회장은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이를 경영승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