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제품 사진 도용·허위 효능 내세운 업체까지 검색광고 등록
일반식품 분류로 인허가 요건 피해…취재 과정서 판매 사이트 폐쇄
"사전 검증 한계 있어도 분류 못한 것은 네이버 과실"
일반식품 분류로 인허가 요건 피해…취재 과정서 판매 사이트 폐쇄
"사전 검증 한계 있어도 분류 못한 것은 네이버 과실"
이미지 확대보기23일 업계에 따르면 치매영양제를 판매하는 A사가 네이버 광고에 등록됐다. A사는 영양제 판매 페이지에 오뚜기의 제품 사진을 사용하면서 오뚜기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라고 홍보했다.
오뚜기에 해당 제품의 판매와 유통 여부를 확인한 결과 A사는 오뚜기 본사와 직접 도매 거래를 하는 업체가 아니었으며, 판매 페이지에 사용한 제품 사진도 도용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A사가 판매한다고 올린 제품 사진은 오뚜기의 '강황환 제품'이었지만 실제 판매 제품명은 달랐다. 판매 가격 역시 기존 제품보다 3배 이상 비쌌다. 이에 오뚜기는 A사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에 등록된 광고 가운데 허위·과장 광고로 의심되는 사례는 이전에도 발견됐다. 일반식품이지만 치매나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내용을 기재하거나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상의 전문가를 만든 뒤 제품을 홍보하는 방식 등이다.
A사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다른 기업의 제품 사진을 사용하면서 이를 다른 제품명으로 판매하고 실제로 없는 효능까지 내세우며 3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판매했다. A사에 실제 오뚜기 제품을 판매하는지, 해당 제품의 효능을 입증할 근거가 있는지, 광고에 내세운 각종 수상 경력이 사실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또 취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A사가 운영하던 판매 사이트는 폐쇄됐다.
이번에 확인된 A사의 제품을 검색한 결과 지난 5월부터 블로그와 카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홍보됐다. 최소 지난 5월부터 제품 판매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리뷰까지 포함하면 1월부터 운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수개월 전부터 온라인 상에서 판매·홍보 정황이 나타났음에도 최근까지 네이버 검색광고에 등록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광고주 심사와 사후 모니터링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네이버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는 광고다. 올해 2분기 광고 매출은 1조44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이는 네이버의 2분기 전체 매출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다. 광고 사업의 외형이 커지는 데 비해 광고주 검증과 사후 관리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고 신청 건수가 많은 만큼 사전에 모든 광고주와 광고 내용을 검증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광고를 사전 규제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이를 네이버가 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이에 대한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광고 신청 건수가 많다는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광고주를 업종별로 분류하는 과정부터 광고 게재 이후 사후 관리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마케팅업체 한 관계자는 "일부 마케팅 컨설팅 기업들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때 일반식품으로 등록하고 SNS를 통해 홍보해 유입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며 "법리적인 문제도 없고 건강기능식품 취급과 관련한 신고도 별도로 필요 없기 때문에 악용하는 사례가 있는데 수개월간 방치된 것을 네이버가 몰랐다면 사전부터 사후 관리가 미흡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광고주센터에 게시된 내용을 살펴보면 파워링크는 업종별 인허가를 위해 관련 신고나 증빙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식품으로 등록할 경우 건강기능식품 등에 적용되는 별도의 인허가 요건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어 실제 판매 제품과 광고 내용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아울러 네이버는 허위·과장 광고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A사가 판매한 제품은 일반식품이지만 치매에 효과가 있는 영양제인 것처럼 홍보됐으며 다른 업체의 제품 사진과 사실과 다른 제조·유통 내용, 제품 효능 및 수상 경력 등이 광고에 사용됐다.
이 같이 수개월 전부터 온라인에서 판매·홍보된 제품이 최근까지 네이버 검색광고에 등록된 점을 고려하면 광고주 등록 단계의 업종 분류 뿐 아니라 광고 내용에 대한 사후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광고 신청이 많아 사전에 기업을 검증하기 어려운 것은 이해하지만 분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네이버의 과실이 맞다"며 "직원들의 교육을 강화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지는 사후 규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해 모든 업종 광고 검토 기준 등에 별도의 기준을 갖고 있다"며 "사후에도 외부 신고 및 모니터링 체계 등을 통해 검토를 진행 중이고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