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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통합교섭 요청한 노조…AI사업 새 변수 되나

공동성명, 통합교섭 5대 사항 사측에 전달
통합교섭 시 AI사업 영위에 변수될 가능성 있어
공동성명 "통합교섭 회사 위한 조치"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이 통합교섭 조인식을 하고 있다. 사진=이재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이 통합교섭 조인식을 하고 있다. 사진=이재현 기자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이 네이버에 통합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통합교섭이 이뤄질 경우 개별 법인 단위로 진행되던 교섭이 하나의 테이블로 묶이면서 공동성명의 교섭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사업 수익화와 AI 데이터센터(AIDC) 등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간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영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일 공동성명은 네이버 1784 사옥에서 ‘2026 통합교섭 킥오프’를 열고 네이버에 통합교섭 5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공동성명은 네이버와 계열사, 손자회사 등에 소속된 조합원으로 구성됐으며 이날 행사에는 약 300명이 참석했다.

5대 요구안은 △전사 통합 경영 프로세스 개선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근무 환경 개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제도 개선 △구성원 성장과 발전을 위한 복지 제도 확대 △네이버 전 계열사 노동조합으로서의 통합적 노사관계 구축 등이다.

통합교섭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그동안 진행해 온 계열사 별 개별교섭 구조가 있다.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교섭하고 있지만 임금 등 주요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모회사인 네이버의 영향력이 크다는 게 공동성명 측 주장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네이버제트의 임금협상 문제가 언급됐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이자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는 사측이 임금 인상률 0%를 제시하면서 노사 간 임금협상이 결렬됐고 조합원들은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오세윤 공동성명 지회장은 “네이버제트 직원들이 1년간 근무하는 동안 경영진은 타운홀 미팅이나 사업 방향성을 말해주는 사람 하나 없었고 연봉 동결과 인센티브를 삭감하면서 직원들에게 감내를 요구하고 있다”며 “제트를 시작으로 다른 자회사나 손자회사도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제트가 8월에 네이버로부터 1300억 원을 투자받을 예정”이라며 “8월 중 임금 인상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9월에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 지회장이 언급한 행동은 네이버제트 차원의 쟁의행동을 의미한다.

공동성명 측은 이 같은 계열사 별 개별교섭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실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네이버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미나 공동성명 사무장은 “우리의 근로조건은 각 법인이 아닌 네이버가 최종 결정해야 진행되는 구조였다”며 “도장을 안 찍었어도 근로조건을 실제로 결정하는 자가 사용자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3월 시행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과 맞닿아 있다. 개정법은 근로계약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규정하고 있다.

공동성명 측은 네이버가 계열사의 임금과 인사 등 주요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통합교섭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는 이 같은 요구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통합교섭이 현실화될 경우 네이버의 노사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에는 개별 법인 별로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놓고 교섭을 진행했지만 통합교섭에서는 여러 계열사의 요구가 하나의 교섭 테이블에서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별로 분산됐던 요구를 하나로 모아 제시할 수 있어 공동성명의 교섭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사측에서는 교섭 대상과 이해관계가 확대되는 만큼 향후 교섭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사 갈등에 따른 부담될 수 있다. 네이버는 현재 AI를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AI를 광고와 커머스 등 주요 사업에 접목해 수익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함께 AI 팩토리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AI 팩토리 사업에서 내년 상반기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AI 사업 확대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향후 통합교섭 과정에서 노사 간 이견이 장기화되거나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주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통합교섭이 기업 입장에서 부담인 이유는 하나의 교섭이 불발될 경우 단체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네이버와 같이 AI 사업에 몰두하는 상황에서 통합교섭이 시작되면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공동성명 측은 통합교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지회장은 “이번 통합교섭에서 요구하는 5개는 노사가 함께 나아가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거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 방향에 사측이 동의하지 않으면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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