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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美 유권자 56% "데이터센터가 투표 변수"…빅테크 정치자금 역풍

69%는 경제적 혜택 부유층에 집중된다고 응답…고물가·기업 특혜 논란 맞물려
가상자산·AI 등 3억7700만달러 정치자금 투입…민주당, 기업 경영진 청문회 추진
지난 7월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11·3 중간선거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과 대형 기술기업의 정치적 영향력이 주요 경제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권자의 56%가 데이터센터 문제를 투표 결정에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답했으며 69%는 경제적 혜택이 부유층에 돌아간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AI와 가상자산을 비롯한 기술 관련 업계는 거액의 정치자금을 투입해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확보하고자 했지만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면서 기업들의 정책 대응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 최대 데이터센터 투자 거점 가운데 하나인 텍사스주에서 신규 건설 중단을 주장한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되면서 AI 인프라 확장 계획에 대한 규제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NBC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생활비 부담과 정부 부패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데이터센터 건설 및 억만장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반발과 맞물렸다고 4일 보도했다.

◇유권자 56% "데이터센터, 중요한 투표 판단 요인"


CNBC의 중간선거 유권자 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데이터센터 문제가 투표 결정에 결정적이거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이 공화당 지지층보다 이 문제를 더 중요하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AI 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 건설은 기술기업의 성장 문제를 넘어 지역 주민들의 생활비와 기반시설 부담을 둘러싼 정치 쟁점으로 발전했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 신규 시설에 대한 인허가와 세금 감면 문제가 지역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기 때문이다.

텍사스주에서는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민주당의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꺾고 당선됐다.

이노호사는 선거 과정에서 주정부가 대형 기술기업의 이익을 지역 주민보다 우선시해 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도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누르고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CNBC는 두 후보가 지역사회에서 확산한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을 선거운동의 주요 쟁점으로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텍사스, 2030년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 부상 전망


텍사스의 선거 결과는 AI 산업에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텍사스는 2030년까지 버지니아주를 제치고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애벗 주지사는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발이 확대되자 올해 들어 관련 정책 입장을 일부 수정했다.

이노호사 당선인은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도록 주의회에 요구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텍사스주 의회는 여전히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새 주지사가 규제정책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데는 제약이 있다.

그럼에도 텍사스의 정책 변화 가능성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기술기업들의 주요 사업 변수로 떠올랐다.

◇정치자금 3억7700만달러 투입…대형 후원 단체 70% 공화당 지지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미국 기술업계와 기업 이익단체들이 정치권에 투입한 자금 규모도 주목받았다.

CNBC가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선거자금 후원 규모가 가장 큰 단체 20곳 가운데 14곳은 공화당 후보만 지원하거나 지원금 대부분을 공화당에 집중했다.

전체 상위 후원 단체의 70%에 해당한다.

가상자산과 AI, 온라인 도박 관련 업계가 선거에 투입한 정치자금은 3억7700만달러(약 5057억원)를 넘었다.

이들 업계는 자신들의 사업에 우호적인 정책과 규제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선거자금을 집행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기업들의 정치자금 지출이 실제 정책적 영향력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해졌다.

모든 기술기업 후원자가 공화당을 지지한 것은 아니다.

링크트인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먼은 민주당의 주요 후원자 가운데 한 명으로 이번 선거 결과를 환영했다.

호프먼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정치에서 돈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대규모 정치자금 지출을 비판했다.

CNBC는 이번 선거가 거액의 정치자금을 투입한 대형 기술기업과 억만장자들에게 정치적 영향력의 한계를 드러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69% "경제적 혜택 부유층에 집중"…물가 불만과 부패 우려 결합


이번 선거에서는 경제적 불평등과 정부 부패에 대한 불만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CNBC의 중간선거 유권자 조사에서 69%는 경제적 혜택이 부유층에 돌아간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 실시된 CNBC의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정부 부패는 유권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로 꼽혔다.

CNBC는 민주당이 생활비 부담과 정부 부패 문제를 연결해 유권자들에게 제시한 점에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이란 전쟁이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보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으며 지속되는 생활비 부담도 주요 불만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형 기업과 억만장자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해 경제적 혜택을 얻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텍사스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탈라리코는 승리 연설에서 "어떤 억만장자나 조만장자도 선거를 돈으로 살 수 없도록 정치에서 거액의 자금을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체제가 상위 1%에게만 유리하게 작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햄프셔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크리스 파파스 의원도 선거 결과가 기업 이익단체와 억만장자들에게 경고가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AI 기업 CEO 청문회 요구…의회 감독 강화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AI 기업에 대한 감독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하원에서 다수당을 확보하면 기업 경영진을 상대로 청문회를 열고 소환장을 발부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AI 기업 경영진의 의회 출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 진보파 모임을 이끄는 그레그 카사르 민주당 하원의원은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확보 전망이 나온 뒤 성명을 통해 AI 기업 경영진을 선서하에 증언하도록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사르 의원은 AI 산업의 거대 자본으로부터 미국인의 일자리와 자유, 생명을 보호하는 일을 민주당 하원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하원 감독위원장으로 예상되는 로버트 가르시아 민주당 의원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과 관계자들에게 법률 대응을 준비하라는 취지의 경고를 보냈다.

CNBC는 민주당의 승리로 미국 기술기업들이 워싱턴 정가와의 관계를 다시 정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만큼 대형 기술기업들은 사업 확대에 필요한 인허가와 규제정책뿐 아니라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에 대한 우려에도 대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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